군수가 대통령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호소..왜?
오규석 기장군수가 대통령에게 호소문 발송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이라는 ‘족쇄’를 채워 코로나19와의 경제 전쟁에 참전 시켜 주십시오.”
부산의 한 기초단체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발송해 주목받고 있다.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는 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송했다.
오 기장군수는 호소문에서 ‘간절함으로 대통령님께 펜을 들었다’며 운을 뗐다. 이어 “기장군은 군비 3197억원을 투입해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고, 수출용 신형연구로 개발사업, 중입자가속기, 방사성동위원소 융합연구 기반구축, 파워반도체 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 등 주요 국책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장군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창출하는 미래 산업혁명의 메카로 자리 잡을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대기업과 강소기업들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도록 17만 기장군민이 기장군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대기업 총수가 구속됨으로써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했다.
오 군수는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19와의 방역 전쟁뿐 아니라 경제 전쟁을 치르고 있다”면서 “무너지고 피폐해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삼성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지방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 전쟁이 터지면 죄를 지었던 장수도 전장에서 공을 세워 죗값은 치르도록 했다”면서 “법원에서 내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판단은 존중하지만, 죄의 대가를 치르는 방식에 대해 사면이라는 결단을 내려주기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오 군수는 “진정한 환부작신(換腐作新)은 기회를 바탕으로 한다”며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에게 환부작신 할 기회를 주고 대기업들이 무너진 지역 경제를 살리는 도화선이 될 수 있도록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1부는 지난달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고, 이재용 부회장은 법정구속 됐다.
◆ (전문)오규석 부산 기장군수의 호소문
오늘도 야간군수실을 찾아온 주민의 갈라지고 튼 손을, 때 묻은 소매 끝에 얼룩진 삶의 고단함을, 부르튼 입술을 침으로 적시며 쏟아내는 간절함을, 아프고 시린 마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야간군수실을 찾아와 호소하시는 분들의 심정도 이런 간절함일까, 다시 되새기며 며칠을 벼르고 고민하다 용기 내어 이렇게 대통령님께 펜을 들었습니다.
기장군은 1,478,772㎡(약45만평) 부지에 군비 3,197억원을 투입하여 원자력 비발전 분야를 선도할 방사선기술(RT) 산업의 집적화 단지인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수출용 신형연구로 개발사업, 중입자가속기, 방사성동위원소 융합연구 기반구축, 파워반도체 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 등 주요 국책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기장군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창출하는 미래 산업혁명의 메카로 자리잡을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과 강소기업들이 지방으로, 바로 우리 기장군으로 스스로 찾아올 수 있도록 기장군과 17만 4천 기장군민 한 분 한 분의 피와 땀과 열정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기업 총수가 구속되어 있는 상태에서 어떤 전문 경영인이 투자 결정을 쉽사리 내릴 수 있겠습니까?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19와의 방역 전쟁 뿐 아니라 경제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특히 무너지고 피폐해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삼성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지방투자가 절실하고 또 절실합니다.
저는 이 코로나19와의 경제 전쟁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이라는 족쇄를 채워 참전시켜 줄 것을 대통령님께 간곡히 읍소합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예전에는 전쟁이 터지면 죄를 받던 장수들도 전장에 나가 목숨을 걸고 공을 세움으로써 죄의 대가를 받게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법원에서 내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판단은 존중합니다. 당연합니다. 하지만 죄의 대가를 치르는 방식에 대해서 대통령님께서 사면이라는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진정한 환부작신(換腐作新)은 기회를 바탕으로 합니다.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에게 환부작신할 기회를 주십시오. 그래서 대기업들이 무너진 지역 경제를 살리는 도화선이 될 수 있도록 살펴봐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능력을 믿습니다. 환부작신(換腐作新)의 기회에 대한 평가는 현명하고 위대한 국민들이 반드시 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2021년 1월 31일 밤 10시 30분
기장군청 군수집무실에서 오규석 기장군수 드립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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