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기초부터 무너진 T1, '양대인호'의 불안한 출발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T1이 생각 이상의 진통을 겪고 있다.
T1은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에서 2승 4패 득실-2로 리그 8위에 처져있다. 우승권에 근접한 팀이라기에는 초라한 초반 성적표다.
개막전에서 한화생명e스포츠(현 3위)를 꺾고 쾌조의 출발을 한 T1은 올 시즌 우승 후보인 담원 게이밍 기아(1위), 젠지e스포츠(2위)를 차례로 만나 모두 1대 2로 패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질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우려보다는 양대인 신임 감독이 만들어갈 새로운 T1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두 팀과 함께 ‘3강’을 구축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 같았다.
하지만 신인 위주로 팀을 꾸린 KT 롤스터(6위)에게 1대 2로 패하며 흔들렸고, 28일 리브 샌드박스를 맞아 2대 0으로 승리하긴 했으나 아쉬운 경기력으로 우려를 자아냈다.
31일 아프리카전에선 0대 2로 완패하며 8위까지 곤두박질 쳤다. 특히 드래곤 3스택을 쌓아 승기를 거의 잡은 2세트에서 무기력하게 역전패를 허용하며 충격을 안겼다.
T1은 지난해 스프링 시즌 우승을 차지하고도 서머 시즌 부진하며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진출에 실패했다. 이에 T1은 담원 기아의 롤드컵 우승을 이끈 양대인 감독과 이재민 코치를 신임 사령탑으로 영입하며 명가 재건의 의지를 드러냈다.
양 감독은 롤드컵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면서도 10인 로스터를 활용한 무한경쟁을 노래했다. 스프링 스플릿 기간 최적의 조합을 찾고, 서머 시즌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겠다는 것.
실제로 T1은 올 시즌 경기마다 출전하는 선수들의 면면이 달랐다. 탑 라이너 ‘칸나’ 김창동과 서포터 ‘케리아’ 류민석을 제외하곤 출석 도장을 찍는 선수들이 경기마다 바뀌고 있다.
출전 선수의 기량, 호흡 등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경기력에 기복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다. 성적 부진도 팀의 체질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으레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T1이 본래 가진 색 마저 잃어버렸다는 데 있다.
지난해의 T1은 호전적인 성향은 적지만 단단하고 치밀한 운영이 강점인 팀이었다.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도 최선의 판단을 거듭하며 결국엔 승기를 가져오는 노련함이 돋보였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선 이러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아프리카전에선 기초적인 운영법 조차 수행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조직력에 커다란 금이 생겼다.
이현우 해설위원은 개인방송에서 “선수들한텐 좀 미안한 말이지만 솔로랭크 저티어에서 게임을 할 때도 오브젝트 교전을 앞두고 시간을 체크 한다. 기본 중의 기본이다. 프로들이 이런 기본적인 걸 모르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면서도 “그만큼 지금 T1은 팀 자체가 너무 흔들리고 있다. 중심이 없다. 기본적인 룰을 못 지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주완 해설위원 역시 “칸나의 부진만 문제가 되는 것이면 모르겠는데 어제(아프리카전) 경기로 T1의 문제를 압축하기 힘들어졌다”며 T1이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전했다.
지속되는 경쟁, 이어지는 부진으로 선수들의 피로감이 가중된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아프리카전 패배 이후 크게 괴로워하는 선수들의 얼굴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이밖에도 ‘페이커’ 이상혁 등 베테랑들이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힘들 거라는 지적도 있다.
T1은 롤드컵 3회 우승, LCK 9회 우승에 빛나는 세계 최고의 명문팀이다. 경기력 저하, 성적 부진 등으로 비롯된 외부의 압박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다. 일각에서 T1의 감독직을 ‘독이 든 성배’라고 부르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혼란스러운 상황에 양대인 감독도 무게를 잡지 못하고 흔들릴 수 있다.
물론 양대인 감독은 지금의 기조를 당분간은 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스프링 우승도 좋지만, 서머 시즌부터 월즈 기간까지 날아오를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최종목표”라면서 “저를 비롯한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모두 뭉쳐서 단단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당장은 흔들릴 수 있어도 분명히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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