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긴급사태 속 '밤의 긴자' 찾은 日 여당의원 4명 혼쭐
지난달 18일 식당-클럽 3곳서 심야 회식
도야마 공명당 의원은 의원직 사퇴
스가 '차기 총리 선호도'서 아베에도 밀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긴급사태가 선언된 상황에서 한밤중에 여성 접대원이 나오는 술집을 돌아다닌 일본 여당 의원 4명이 의원직을 사직하거나 탈당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부실 대응으로 여론의 도마에 오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에 또 악재가 될 전망이다.
1일 NHK 방송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의 마쓰모토 준(松本純) 전 국회대책위원장 대행과 다노세 다이도(田野瀨) 문부과학성 부대신, 오쓰카 다카시(大塚高司) 국회대책위 부위원장이 이날 심야 클럽 회식에 책임을 지고 탈당계를 냈다. 3명은 모두 현직 중의원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일본 주간지 '슈칸신초(週刊新潮)'는 마쓰모토 의원이 12월 18일 저녁 식사 후 밤 11시가 넘어서까지 도쿄(東京)의 번화가인 긴자(銀座)에 있는 클럽 2곳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가 나온 후 마쓰모토 의원은 "혼자 클럽을 갔다"고 했지만 이후 다노세, 오쓰카 의원도 동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 기간 중 식당이나 술집 영업을 오후 8시까지로 제한했다. 또 오후 8시 이후엔 집밖 외출을 자제하도록 국민들에게 권고했다.
마쓰모토 의원은 1일 회견에서 "후배 의원들을 감싸기 위해 혼자였다고 했다. 사실과 다르게 설명한 것을 사과한다"고 시인했다.
이들과는 별도로 지난달 22일 긴자 클럽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난 도야마 기요히코(遠山淸彦) 공명당 전 간사장 대행도 이날 중의원 사퇴 의사를 밝혔다. 도야마 의원은 클럽 출입과 함께 정치자금으로 카바레식 클럽에서 11만엔(약 117만원)을 사용한 게 드러나면서 의원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공명당은 자민당과 함께 일본 연립정권을 이끌고 있다.
복수의 현직 의원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동시에 탈당하는 건 드문 사례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스가 총리에게 "이런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총리가 직접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스가 총리는 긴급사태의 1개월 연장을 발표하는 2일 기자회견에서 유감의 뜻을 밝힐 예정이다.
스가 총리의 인기는 급락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스가 총리는 6%를 얻어 5위에 그쳤다.
1위는 25%의 지지를 받은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이 차지했고, 2위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3위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13%)이었다.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7%로 4위에 올라 스가 총리를 앞섰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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