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는 눈썹 문신까지 했다..서울시장 n수생들 전략적 변신
재수생과 삼수생들의 계산된 변신인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여야 후보군이 완성된 가운데, 주요 후보 대부분이 한 번 이상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있는 재·삼수생이란 점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장직을 향한 도전이란 점은 같지만, 과거 출마 때와 비교해보면 선거 운동 방식은 물론 말투, 의상, 스타일에 변화가 크다. 달라진 정치적 환경에 따른 전략적 변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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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투사 이미지 벗으려는 박영선
2011년 보궐선거,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서울시장 도전만 세 번째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과거 두 차례 도전 때는 공격수 이미지가 강했다. 2011년 보선 때는 당원대회 후보자 연설에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 키워드는 MB 심판”이라 말하는 등 ‘MB 심판론’을 기치로 지지를 호소했고,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후에도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이명박 대통령의 대리인”이라 표현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2018년에는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을 향해 “박 시장의 서울은 미세먼지처럼 시계가 뿌옇다” 고 목청을 높였다.
반면 올해는 당내 경선 맞상대인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물론, 야당을 향해서도 네거티브 공격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상대에 대한 과격한 비난이나 거친 언동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옷차림도 달라졌다. 박 전 장관은 2011·2018년에는 주로 블라우스에 정장, 단화 차림이었지만, 최근에는 코트에 ‘파란’ 운동화를 고수하고 있다. 박영선 캠프 측 관계자는 “파란 운동화는 박 전 장관이 2018년 지방선거 지원 유세 때도 신었던 것으로, 민주당의 승리를 다짐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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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눈썹, 그리고 선명성 어필 안철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 출마 땐 없었던 눈썹 문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 안 대표는 부드러운 모범생 이미지가 강했는데, 짙은 눈썹을 통해 선명한 인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눈썹 문신을 한 이유에 대해 “마케팅은 고객과의 소통인데 정작 그런 면에서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눈썹 문신은) 국민과 좀 더 원활하게 소통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늘 철수하는’ 소극적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소위 ‘상생연대3법’(자영업손실보상법·협력이익공유법·사회연대기금법)을 “보궐선거를 앞둔 포퓰리즘”(25일)이라 비판하고, 이번 선거가 전임 시장들의 성 비위 문제로 치러지는 것과 관련 “민주당은 대국민 사죄를 하고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29일)고 주장하는 등 여당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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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대야 공격수 우상호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그는 최근 야당 후보에 대한 날 선 공격으로 투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우 의원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은마 아파트 현장을 방문해 녹물이 나온단 사실에 안타까워하자, “23억 아파트의 녹물은 안타까우면서 23만 반지하 서민의 눈물은 눈에 들어오지 않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어쩌다 ‘일베’ 정치인으로 변질됐는지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낮은 인지도, 임팩트 없이 지나치게 신사적인 이미지가 약점인 그가 변신을 꾀하는 모양새다. 친문(親文) 표심을 향한 구애 역시 3년 전에 비해 한층 적극적으로 진화했다. 우 의원은 2018년엔 “난 문재인과 각을 세운 적이 없는 유일한 후보”라고 했다.
그런데 이번엔 한 발 더 나가 문 대통령을 “지금껏 만나본 적 없던 대통령”고 추켜세웠다. 친문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과 영상에서 “서울시장이 되면 문 대통령을 지키는 데 선봉에 서겠다”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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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안경 쓰고 머리 묶은 나경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스타일에 큰 변화를 줬다. 20대 국회까지 줄곧 유지해온 '정장에 세련된 단발머리'를 버렸다. 대신 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고 운동화 차림에, 때론 안경까지 쓴다. 10년 만에 서울시장직에 재도전하며 기존의 ‘부유층 엘리트’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나 전 의원은 지난달 13일 텅 빈 이태원 골목에서 검은색 운동화를 신고 나타나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후엔 패딩과 편한 스웨터 차림으로 영등포 대림동 시장, 마포구 홍대 상권 등을 누볐다.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딸과 시간을 보내는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16일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만났다. 자신에 앞서 중원을 점령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염두에 두고 ‘우파 전사’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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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스펙남 오세훈
2006~2011년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다 무상급식 사태로 사퇴한 오세훈 전 시장은 올해는 '경험과 스펙’을 강조한다.
오 전 시장은 1호 공약으로 ‘1인 가구 안심대책’을 발표하며 “10년 전과 달리 서울은 1·2인 가구 중심으로 변했다. 보궐선거 다음 날부터 바로 일하겠다”며 과거의 시장 경험을 내세웠다. 옷차림도 과거엔 정장과 밝은 색 넥타이로 멀끔한 이미지를 줬지만, 이번엔 경륜을 강조하려는 듯 차분한 색감의 재킷과 스웨터로 바꿨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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