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잔인데 뭘? '술 한 잔'이 심장을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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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심장을 유지하고 싶다면 단 한 잔의 술도 피할 것을 권한다.
이들을 3년간 하루 평균 한 잔(10g) 이하의 알코올을 섭취한 '소량 음주군'과 전혀 술을 마시지 않은 '비음주 유지군'으로 나눠 살펴본 결과, 이들 간 별다른 건강상 차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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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술 한 잔 정도는 괜찮다고 여기곤 한다. 역으로 '소량의 술은 건강에 이롭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아쉽지만 약간의 음주도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심장' 건강엔 치명적이다. 알코올이 심장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여러 연구 결과를 모아봤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심장을 유지하고 싶다면 단 한 잔의 술도 피할 것을 권한다.
◇알코올 섭취 즉시 '심방세동' 위험 커진다
최근 알코올이 심장에 즉각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의과대 연구진은 평균 59세 성인 1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절반인 50명에게는 알코올을, 나머지 50명에겐 위약을 투약했다. 투약량은 혈중알코올농도를 0.08% 정도로 높일 수 있는 정도로, 대략 소주 3~5잔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었다. 연구 결과, 알코올 투약군은 위약군과 달리 투약 즉시 심방세동과 관련된 지표(폐정맥 심방 불응 기간)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추후 심방세동을 유발하는 원인 기전이 될 수 있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의 한 종류다. 심장은 '심방'과 '심실'로 나뉘어 있는데, 심방과 심실은 번갈아 뛰며 온몸에 혈액을 공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심방세동은 이중 심방이 불규칙적으로, 가늘게, 빠른 속도로 떠는 질환을 말한다. 심방세동은 그 자체로는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장기간 이어지면 혈전(피가 뭉쳐진 덩어리)을 만들어 심근경색·뇌경색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한 병이다. 앞선 연구를 주도한 그레고리 마커스 교수는 "알코올이 즉각적으로 부정맥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독일에서도 알코올이 심방세동 위험을 직접적으로 높인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함부르크-에펜도르프대 연구팀이 약 1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한 잔 술을 마신 사람과 하루 두 잔 술을 마신 사람은 전혀 먹지 않는 사람보다 심방세동 위험이 각각 16%, 2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네 잔 이상 술을 마시면 심방세동 위험은 최대 47%까지 높아졌다.
◇알코올이 오히려 심장에 좋다? 낭설일 뿐…
흥미롭게도 알코올이 역으로 심방세동 치료에 쓰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기는 하다. 알코올의 한 종류인 에탄올을 특수 주사액으로 만들어 투약하는 것과 함께 기존 치료법인 '카테터 절제술'을 병행하면 심방세동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것. 그러나 이는 음주를 통한 일반적인 알코올 섭취와는 무관하며, 아직 임상적 효과도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이런 연구의 일부분만 보고 맹신해 음주를 정당화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술 한 잔은 이롭다'는 말이 낭설임을 검증한 국내 연구도 있다. 지난해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장준영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성민 교수 연구팀이 비음주자 11만명을 분석했다. 이들을 3년간 하루 평균 한 잔(10g) 이하의 알코올을 섭취한 '소량 음주군'과 전혀 술을 마시지 않은 '비음주 유지군'으로 나눠 살펴본 결과, 이들 간 별다른 건강상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이와 달리 알코올이 신체에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는 수없이 많다며 금주를 지속할 것을 권했다.
누군가 술이 심장 건강에 좋다는 증거를 내세워도, 나쁘다는 증거가 '훨씬' 많음을 기억하자. 알코올은 다른 유해물질과 달리 경각심을 느끼기 어려운 데다, 아무런 경고신호 없이 우리 몸을 서서히 망가트릴 수 있어 문제다. 심방세동도 그렇듯, 알코올이 유발하는 대표적 질환인 '알코올성 지방간'도 증세가 심해지기 전까지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다. 알코올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기도 하다. 술은 줄이지 말고, 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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