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끊김·성인물 노출' 웨이브, 고객 보상안 마련..구글·넷플과 대조

구현화 2021. 2. 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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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해지 시 잔여기간 환불..구독 유지 시 코인으로 보상
웨이브 사과문. /제공=웨이브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일부 채널의 영상 끊김과 키즈 콘텐츠 중 성인물 노출로 물의를 빚은 웨이브가 내부적으로 고객 보상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이는 유료가입자에게 전혀 환불이나 보상 공지를 하지 않았던 구글이나 넷플릭스 등 여타의 부가통신사업자와는 대조되는 행보다. 

1일 웨이브 관계자는 "단건 구매 시 재생불가가 확인되면 환불처리를 바로 해주는 것이 원칙이다"라며 "당장 지금 웨이브 구독 해지를 원하는 경우(미수긍 환불)에는 잔여기간 확인 후 환불 처리하고, 구독을 유지하는 경우에는 내부 코인으로 보상을 해 주는 내부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키즈 콘텐츠에서 재생되어 물의를 일으킨 성인 콘텐츠는 잠정 중단한다"라며 "현재 모든 성인 콘텐츠가 노출 중지로 고객 요청 시 구매내역을 확인 후 구매 건을 환불해줄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웨이브 관계자는 "주말에 이 같은 방침을 세웠기 때문에 아직 환불이 실행되거나 코인을 지급하지는 않았다"라며 "고객분들께 서버 복구에 2주의 시간이 필요한 것을 감안해 달라고 요청드린 상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에 적극 협조해 공문이 올 경우 추가 조치도 바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부 보상안은 이른바 넷플릭스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시행 이후 망 품질유지 의무를 가지는 부가통신사업자로서는 처음으로 내놓은 것이다. 지금까지 구글의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접속 오류를 일으킨 사업자들은 이 같은 보상안을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웨이브는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시행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 및 시행령에 따라 트래픽 상위 1%를 차지하는 부가통신사업자에 해당한다. 망 품질 유지의무가 있어 통신망의 끊김 현상이 있을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장애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등 원인을 알리고, 소비자 불편사항 처리를 위한 연락처를 고지할 의무가 있다. 

법령에 따라 트래픽 발생량이 많아 망 유지 의무를 갖는 인터넷 기업으로 정부가 지목한 기업들은 구글(25.9%)와 넷플릭스(4.8%), 페이스북(3.2%), 네이버(1.8%), 카카오(1.4%), 웨이브(1.18%)순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구글이나 넷플릭스 등 해외 사업자들은 접속 장애 발생 시 사과만 할 뿐 웨이브와 같은 적극적인 보상안을 내놓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4일 저녁 8시반경 구글의 유튜브와 지메일, 구글플레이 등 구글 서비스가 한시간여 동안 전 세계적으로 먹통이 되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첫 넷플릭스법 적용 사례로 고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접속 장애와 관련해 사과문을 냈으나 보상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구글은 15일 오전 10시경 공식 입장을 내고 "구글 내부 스토리지(용량) 할당량 문제로 인한 인증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며 "향후 해당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검토를 진행하도록 하겠다. 불편을 겪은 모든 이용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구글 유튜브의 경우 월 구독료를 내는 유튜브 프리미엄 고객도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보상안이 마련되는 것이 상식적이었으나 전혀 이 같은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다. 방통위는 구글의 먹통 이후 기존 4시간 이상 장애 발생 시에만 고지의무와 손해배상 의무가 있었던 기존 법안을 2시간으로 앞당기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보상이 논의되지 않았던 건 넷플릭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5월 넷플릭스 서비스가 오후 11시부터 2시간여 가령 갑자기 중단됐다. 넷플릭스는 이와 관련 사과문을 올렸지만 보상은 언급되지 않았고, 넷플릭스 이용 약관에서도 보상 범위 등이 모호하게 처리되어 한계점을 남겼다. 

넷플릭스의 이용약관 6조는 서비스 중단이나 오류가 발생할 경우 손해를 배상한다고 되어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배상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나와 있지 않다. 넷플릭스는 유튜브와 달리 유료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보상 관련 언급이 필요하지만, 이 같은 절차를 생략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이와 같은 문제를 인식, 넷플릭스·웨이브·티빙·시즌·왓챠·구글 등 6개 OTT사에 중도 해지해도 잔여기간 환불을 받을 수 있도록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업자의 경우 법령으로 구체적인 범위를 정해주지 않으면 접속장애가 있어도 따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번 웨이브가 자발적 보상안을 내놓은 것처럼 접속장애 시 보상원칙을 세우는 관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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