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혼모 후원물품 사적 유용 의혹.. "지인에게 나눠줬다"
[조정훈 기자]
▲ 미혼모 지원 단체인 '아임맘'이 후원 물품을 자원봉사자에게 주는 식으로 유용했다는 전직 직원의 증언이 나왔다. 위 사진은 아임맘이 후원 물품을 미혼모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모습을 찍은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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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물품을 판매해 이득을 취하고 '미혼모 블랙리스트'를 유포했다는 의혹이 나온 대구미혼모협회 '아임맘'이 이번엔 일부 후원물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전 직원의 증언이 나왔다.
대구 소재의 아임맘은 전국 미혼모를 대상으로 물품후원 사업 등을 하며 자체 추산 관리 회원 수는 3천여 명에 달한다. 아임맘은 전국 미혼모 지원단체 중 가장 큰 창고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물품 후원이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 아임맘의 아기두유 후원 사업을 알리는 복지 관련 사이트 게시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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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예로 2020년 4월 아기용 두유 지급 건을 들었다. 당시 아임맘은 후원물품으로 들어온 두유를 1인당 32개(박스당 16개, 총 2박스)씩 지원한다며 "현재 아이를 양육하시는 미혼모·부만 신청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그런데 당시 아임맘 김 대표가 지인 한 명에게 130개 정도, 자원봉사자 한 명에게 100여개를 보냈다고 A씨는 주장했다.
<오마이뉴스>는 두유를 가져갔다고 지목된 사람 중 일부에게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그중 한 사람은 "아임맘에서 유통기간이 한두 달밖에 남지 않아 처분이 어렵다며 사람들에게 나눠주라고 해서 가져갔다"고 말했다.
후원단체에서 보내온 아이 옷이나 여성복을 김 대표 지인이나 자원봉사자들이 골라 가져가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A씨는 2020년 4월경 한 자원봉사자가 "어제 주신 옷(여성복) 너무너무 감사하게 잘 입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김 대표에게 보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한 자원봉사자가 아임맘에서 받아간 옷을 자신의 자녀에게 입힌 사진을 찍어 김 대표에게 전송하며 보낸 메시지를 <오마이뉴스>에 보여주기도 했다.
▲ 아임맘 김아무개 대표와 자원봉사자가 나눈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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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물품 사적 유용 증언은 또 다른 전 직원인 B씨에게서도 나왔다.
지난해 11월 아임맘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대구경북권경영지원처를 통해 지역 중소기업 2곳으로부터 1대1 매칭형 물품 기부 사업을 진행했다. 당시는 '인천 라면 형제 사건'으로 여론이 뜨거울 때로, 화재 예방을 위해 소화기가 지원됐고 덴탈 마스크, 세제, 수세미 등도 포함됐다.
하지만 아임맘은 후원받은 소화기 일부를 미혼모가 아닌 자원봉사자들에게 나눠주었다고 한다. B씨는 "일부 봉사자들은 후원물품을 받을 수 없다며 거절하기도 했지만 일부는 소화기를 가져가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A씨와 B씨 모두 후원물품 사적 유용은 단체 내에서 수시로 행해졌으며, 김 대표가 주도해 행해졌다고 주장했다. B씨는 아임맘이 미혼모가 아닌 자원봉사자나 직원 등에게 요구해 찍은 사진 여러 장을 증거로 제시했다.
한 자원봉사자도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김 대표가 전달하는 사진이 필요하다고 요구해 한 번 찍은 적 있다"며 "그 사진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임맘 "후원물품 관리 문제 없다"
아임맘과 김아무개 대표는 <오마이뉴스>의 취재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다만 아임맘은 <오마이뉴스> 첫 보도(후원물품 판매 의혹 보도)가 나간 지난 26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후원품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임맘은 "후원품이 들어오는 경우 전 직원이 메일을 공유하기에 입출고 상황을 알고 있다"며 "배분된 후원 물품들은 물품후기를 기업담당자들이 수시로 들어와 볼 수 있도록 공용 아이디를 개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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