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겐 코로나와 싸워 이길 유전자 있다, 10명중 6명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도 코로나를 무력화하는 면역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완치자들이 똑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감염내과 오명돈·박완범 교수)과 서울대(생화학교실 김상일·정준호 교수, 전기정보공학부 노진성·권성훈 교수) 공동 연구팀은 코로나19 관련, 유전적 특징을 분석한 논문을 1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 10명 중 6명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중화항체를 생성하는 면역세포를 이미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또 서울대병원에서 확진돼 치료를 받은 16명 중 13명에게서 중화항체를 확인했고, 이것을 생성하게 한 면역세포의 유전자가 비감염자 6명의 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우리 몸에 이미 코로나와 싸워서 이길 유전자가 있다는 뜻이다.
연구를 주도한 박완범 교수는 "비감염자가 중화항체를 만드는 면역세포를 이미 갖고 있으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훨씬 더 빨리 중화항체를 만들 수 있다.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면역세포가 분화하면서 돌연변이가 생겨 항체를 만든다. 대개 2주~1개월 걸리는데, 13명의 환자의 절반 정도가 1주일만에 중화항체를 갖고 있었다. 매우 빠르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렇게 빨리 중화항체가 생긴 이유는 아마 감염되기 전에도 이미 관련 유전자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13명 중 종전부터 면역세포를 갖고 있던 사람이 몇 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스나 메르스는 비감염자가 항체를 만드는 면역세포를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
박 교수는 "중화항체를 만드는 면역세포를 비감염자가 갖고 있을 경우 이 면역세포를 살짝 건드려도 항체가 바로 나오기 때문에 백신의 효과가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새로 면역세포를 만들어서 중화항체를 형성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번 발견으로 코로나19 감염에서 다른 바이러스보다 빠르게 중화항체가 생성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며 “공유 중화항체의 존재와 특성은 향후 코로나19와 유사한 팬데믹이 발생하였을 때 효과적인 백신과 항체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명돈 교수는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몸에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면역세포가 있고, 그 유전자 구성이 같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태어나면서 그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 대대로 이어져 온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중개의학 학술지 ‘사이언스 트랜스래셔널 메디신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원천기술 개발사업, 글로벌 R&D기반 구축사업, 리더연구자 지원사업 및 BK21 plus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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