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文, 야당의 원전의혹 겨냥 "구시대 유물같은 정치"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가뜩이나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버려야 할 구시대의 유물 같은 정치로 대립을 부추기며 정치를 후퇴시키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한에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했다는 야당의 공세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민생문제 해결을 두고 더 나은 정책으로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정치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과 공문서 파기 혐의로 기소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의 원전 관련 530건 자료 삭제 목록에 `북한 원전 건설 및 남북 에너지 협력` 관련 문건 파일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파장이 일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등 야당은 국내에선 탈원전을 추진하는 정부가 북한에는 몰래 원전을 지어주기로 했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는 등 정권 차원의 비리라며 특검, 국정조사 등을 시사하며 여권과 청와대를 압박했다.
이에 따라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 원전 관련 논란에 대해 언급할지 관심이 모아졌으나, 야당의 공세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오는 4월 서울 및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이 이를 '이적행위'로 규정함에 따라 이에 대한 불쾌감을 강하게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입장을 밝힌 당일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법적 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일 "선 넘은 정치공세고, 색깔론이고, 혹세무민하는 터무니 없는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설연휴(2월11~14일)까지 2주 더 연장키로 한 것을 두고 "이번 설에도 고향 방문과 이동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드리게 돼 매우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확진자수가 300명대 또는 그 아래로 떨어질듯하다가 일부 종교시설의 집단감염이 거듭되고 결국 자영업자들의 민생이 어려움 계속돼 참으로 속상하다"며 "특히 영업시간을 1시간만이라도 늘려 달라는 요구조차 들어주지 못하고 또다시 결정을 미루게 되어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코로나 상황을 하루 빨리 안정시켜 방역 조치를 완화하고, 미생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백신접종과 관련 "백신 접종 준비는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최근 코백스(코로나 백신 공동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의 백신 물량 배정으로 일부 백신 품목을 더 일찍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최근 백신 관련 잘못된 정보가 유포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며 "가짜뉴스나 허위사실 유포로 국민의 불안을 부추기거나 백신 접종을 방해하는 일이 있다면 엄단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설명절과 관련해 "올해는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과 함께 조류독감 등으로 힘든 농가가 많다"며 "국민들께서 우리 농축수산물과 전통시장을 애용해 주신다면, 어려운 농어촌을 도우면서 내수와 소비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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