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사과뒤 '계좌 사찰' 발언 지운 MBC..조롱 쏟아졌다

고석현 2021. 2. 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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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MBC가 지난해 자사 라디오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검찰의 계좌 열람 의혹'을 제기했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을 다시보기(보이는 라디오)에서 삭제한 사실이 1일 뒤늦게 알려졌다.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을 슬그머니 삭제한 MBC를 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 7월 24일 시선집중 방송에 출연해 2019년부터 되풀이한 검찰의 노무현재단 계좌 조회 의혹을 언급했다. 그는 방송에서 "(국가기관이) 계좌를 보면 열흘 안에 (금융기관이 당사자에게) 통보해주게 돼 있는데, 안 해주는 경우는 유일하게 통지유예청구를 걸어놓을 경우"라며 "비공식 경로를 통해서 검찰 빼고는 모든 그럴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가기관에서 그런 일이 없다는 답을 받았다. 검찰만 답을 안 했다"고 주장했다. 또 "한동훈 검사가 있던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이사장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유 이사장은 지난달 22일 "사실이 아닌 의혹 제기로 검찰이 저를 사찰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검찰의 모든 관계자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물러섰다.

사과 사흘 뒤인 지난달 25일 MBC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본 인터뷰 내용 중 검찰의 노무현재단 계좌 조회 의혹 관련 발언이 사실과 달라 삭제해줄 것을 요청해왔다"며 "이에 따라 해당 부분을 삭제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회차의 유튜브 조회수가 136만회가 넘는 등 이미 널리 퍼진 내용을 슬그머니 삭제한다고 MBC의 책임이 없어지냐는 것이다. "실컷 선동해놓고 이제 와서 삭제하냐", "원본 그대로 올리고 '해당 발언은 유시민씨가 사실관계가 틀린 발언이라고 인정한 내용'이라고 자막을 달아라" 등 네티즌 댓글이 이어졌다.

과거 압수수색을 앞두고 동양대 컴퓨터를 무단 반출한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를 두둔했던 유 이사장의 논리를 들이대며 "증거인멸이 아니라 증거보존이냐"고 조롱하는 반응도 나왔다.

[MBC 라디오 유튜브 캡처]


한편 지난달 22일 사과 뒤에도 유 이사장을 둘러싼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특히 그가 "정치 현안에 대한 비평은 앞으로도 일절 하지 않겠다"고 말해놓고 지난 29일 유튜브 '알릴레오 시즌3' 영상에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평가한 발언이 오르내리고 있다.

유 이사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권력의지가 어마어마하게 강한 사람"이라고 각각 평가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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