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태국산 니트릴 위생 장갑 품귀 현상..사기 사건 기승
지난해 9월 태국 방콕에서 현지 여성 한 명과 아프리카 출신 남성 두 명이 긴급 체포됐다. 외과용 위생 장갑으로도 불리는 ‘니트릴(nitrile)’ 장갑을 두고 182만 달러(약 20억원) 상당의 사기 행각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기업 정보를 웹사이트에 올리고, 실제 장갑 브랜드를 도용해 별개의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태국 식약청(FDA) 의 제품 인증 서류를 위조하고, 발주 물량 중 정상 제품 일부만을 하자 제품과 섞어서 선적한 혐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으로 니트릴 장갑 수요가 폭등하면서 이를 노린 사기 사건이다.
1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시장 동향에 따르면 니트릴 장갑 최대 생산국 중 하나인 태국의 제조업체 중 신규 납품을 당장 할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수 KOTRA 방콕무역관 시니어 스페셜리스트는 “지난달 네 곳의 니트릴 장갑 제조업체에 납품 가능 여부를 확인한 결과 두 곳은 내년 1월에나 가능하다고 답했다”며 “나머지 두 곳은 기존 물량 처리가 밀려 신규 주문을 아예 받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태국은 연간 460억장의 니트릴 장갑을 생산한다. 의료용·산업용·가정용으로 수출한다. 원료가 되는 태국산 라텍스의 품질이 좋아 90% 가까이 의료용으로 쓰인다. 태국고무장갑제조협회(TRGMA)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이 계속될 경우 지난해보다 니트릴 장갑에 대한 수요가 10%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은 전 세계 60여 개국에니트릴 장갑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 337만 달러(약 38억원) 규모의 태국산 니트릴 장갑을 수입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 급증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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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고무공사·FDA 등록 확인해야
태국에서 니트릴 장갑은 일반 의료기기로 분류돼 제조와 수출에 앞서 태국 식약청(FDA)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태국고무공사에 따르면 올 1월 현재 태국 내 47개의 제조업체가 고무장갑을 생산 중이다. 이 중 20곳 만이 태국 식약청(FDA)의 의료기기 인증을 받아 니트릴 장갑을 만들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가 폭증하는 공급 물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 스페셜리스트는 “니트릴 장갑 당장 수입할 수 있다는 정보에 쉽게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며 “태국고무공사에 등록된 제조업체의 공식 연락처를 통해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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