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어려운 와중에도, 사랑의열매 역대 최고금액 8462억 모여
지난달 충남 논산시청에 익명의 기부자가 찾아와 봉투를 건넸다. 봉투에는 5억4595만원이 담겨 있었다. 이 기부자는 차(茶) 한 잔을 나누는 동안에도 자신이 누구인지 끝내 밝히지 않았다. 대신 고향이 ‘논산’이라고만 했다. 익명의 기부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국을 이겨내고 있는 이웃에게 힘이 돼달라”고 말했다.
기부액은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행복키움계좌로 전달됐다. 익명 기부자로서는 공동모금회 최고액이다. 모금회는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과 한부모·조손 가정 등 681곳에 1억3635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어 순차적으로 대상자를 선정해 남은 기부액을 지원하게 된다.
━
개인 고액기부 이어 법인도 참여
지난해 12월 볼보자동차 국내 공식딜러사인 에이치모터스가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나눔명문기업’에 가입했다. 나눔명문기업은 1억원 이상 기부한 법인이 대상이다. 에이치모터스의 황호진 대표는 이미 1억원 이상 나눔을 실천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황 대표는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될 때 느낀 나눔의 기쁨이 상당히 컸었다”며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도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눔명문기업에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
사랑의 온도탑 후끈
사랑의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2021 나눔캠페인’이 마무리됐다. 캠페인은 지난해 12월 1일부터 두 달간 진행됐다.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였지만, 온정은 이어졌다. 캠페인 기간에만 4009억원(잠정 집계)이 모였다. 3500억원 목표액을 훌쩍 넘었다. 사랑의 온도 탑은 114.5도(100도가 목표액 기준)를 가리켰다.
연말연시 나눔캠페인 등에 힘입어 공동모금회는 지난 한해 8462억원을 모을 수 있었다. 역대 최고액이다. 2019년(6540억) 대비 1922억원 증가한 액수다. 개인기부는 2661억원(31.4%), 법인기부는 5801억원(68.6%)으로 각각 집계됐다. 코로나19 영향에도 개인기부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는 데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
전국 각지에서 이어진 기부
지난해 12월 ‘대구 키다리 아저씨’로 알려진 한 익명 기부자는 대구 사랑의열매에 5000만 원을 전했다. 그간 누적 기부금만 10억3500만원에 달한다. 김누리 모금회 마케팅본부장은 “익명 기부 등 전국 각지에서 훈훈한 기부 사연이 이어진 한해”라고 말했다.
또 새로운 법인 기부자가 동참한 한해이기도 하다. 한국서부발전㈜ 35억원, 코로나19 검진키트 생산 기업인 씨젠 30억원, 사무환경 관련 기업 ㈜퍼시스가 10억원을 냈다.
━
사랑의열매 "국민께 감사할 따름"
아울러 코로나19 특별 모금(1084억원), 호우피해 특별모금(103억원)과 ㈜현대정밀 오춘길·오정석 대표(30억원), 블루홀 공동창업자 김강석 전 대표(10억원)의 고액 기부가 줄 이었다.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도 지난해 256명이 문을 두드렸다.
예종석 사랑의열매 회장은 “코로나19 시기에도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준 국민께 감사드린다”며 “소중한 기부금은 코로나19로 더 어려워진 우리 이웃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복되기 전 앞차 추월하다···" 7명 숨진 스타렉스의 비극
- 팔짱 사진은 연출이었다? 김보름·노선영 3년전 그날의 진실
- "사례금 50만원 드릴게요" 다급한 승객···택시기사 촉에 마약 걸렸다
- '北원전 문건 특검' 야권 요구에···이낙연 "저급한 색깔론" 발끈
- "오류 끝도 없다"···설민석 하차한 '벌거벗은 세계사' 또 논란
- '학폭 논란' 진달래 "나도 한 아이 엄마,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
- 한국 어르신 곧 맞는데…마크롱도 “아스트라, 65세 이상 무용”
- "DMZ원전 건설...산업부 문서, 북한 지원 3가지 시나리오 있었다"
- 윤석열 측, 박범계에 이성윤 교체 요구…청와대 "유임하겠다"
- [단독]이용구 내사종결때, 경찰청 "중요사건 보고" 지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