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 3일만에..中 폭격기 남중국해서 美항모 타격훈련
초음속 대함미사일 탑재 H-6 등 무더기 출격
때마침 루스벨트 항모 전단 대만 인근 항행
인도·태평양전략 참여 압박받는 韓에 부담
중국 인민해방군이 최근 남중국해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내에서 미군 항공모함을 표적으로 한 모의 타격훈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3일 뒤, 주말에 이런 훈련이 이뤄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대만 국방부는 H-6K 전략폭격기, J-16 전투폭격기 등 중국 군용기들이 지난달 23일(13대)과 24일(15대) 연달아 대만 ADIZ 남서쪽에서 훈련했다고 발표했다. 비행 구역은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인 둥사(東沙) 군도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이와 관련, FT는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미 해군 항공모함 전단을 대상으로 한 모의 타격훈련이었다"며 "H-6 폭격기 조종사들이 모의로 항모를 조준해 대함 미사일을 발사하는 명령을 내리는 등 조종석 대화 내용이 포착됐다"고 감청 내용을 전했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H-6, J-16은 초음속 대함 미사일인 YJ-12(최대 사거리 400㎞)를 탑재할 수 있다.
때마침 미 해군 시오도어 루스벨트(CVN-71) 항모 전단이 대만과 필리핀 사이 바시(巴士) 해협을 통과해 남중국해로 나아가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실제로 루스벨트함을 겨냥해 훈련을 펼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와 관련,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당시 항모 전단은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며 "중국의 작전이 미국 선박에 위협이 되는지를 면밀히 감시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비행은 베이징의 불안정하고 공격적인 행동 패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지만, 이 지역의 미 해군 항모 전단에 위협이 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 군용기와의 거리를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익명을 원한 미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중국 군용기는 미 해군 함정으로부터 250해리(460㎞) 안으로 들어오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함 미사일의 사정권 밖이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바이든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이런 훈련을 기습적으로 강행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전임 트럼프에 이어 바이든 시대에도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미·중 힘겨루기가 격화될 것이란 신호탄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이 중국에 대항하는 인도·태평양 전략과 쿼드 플러스(Quad+) 참여를 압박받고 있는 한국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이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커트 캠벨 국가안보회의 아시아·태평양 조정관 등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관료들은 동맹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참여를 계속 유도하는 상황이다.
김상진·박용한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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