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윤석열 첫 만남.. 이성윤 지검장 거취는(종합)

최석진 2021. 2. 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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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 박 장관 취임식 앞서 축하 예방
10여분 환담, 인사 질문엔 답 안해
고위급 인사 위해 다시 만날 듯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취임식을 앞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예방하기 위해 법무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과천=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김대현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일 취임식에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첫 회동을 가졌다.

취임 축하 인사를 위한 윤 총장의 예방이었지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1년여간의 악연과 검찰 간부 인사를 앞둔 시기의 짧은 만남에 다양한 해석이 오가고 있다.

박 장관도 취임사에서 추 전 장관이 검찰개혁에만 방점을 찍은 것과 다른 메시지를 보여 법무부와 검찰간의 변화 가능성도 주목된다.

국감 이후 첫 만남… 인사 관련 답변에는 신중

윤 총장은 이날 오전 9시29분께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찾아가 박 장관을 예방하기에 앞서 "장관님의 취임 축하 예방차 온 것"이라며 "관례에 의하면 취임 축하 인사드리고 잠깐 차 한 잔 하고 취임식을 하셔야 하기 때문에 특별히 깊은 얘기를 많이 나눌 거 같진 않다"고 답했다.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두 사람이 대면하는 건 지난해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 이후 처음이다. 윤 총장은 박 장관과 10여분가량 환담을 나눈 뒤 오전 9시46분께 법무부 청사 현관을 나서며 "취임 축하 예방으로 와서 덕담을 하고 이러는 것"이라며 검찰 인사와 관련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면담에는 심우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과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배석했다.

앞서 박 장관이 형사·공판부 우대 등 전임 장관들의 인사 기조를 유지하되 윤 총장과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조만간 두 사람은 다시 만나 검찰 인사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윤 지검장 거취 주목… 주요 사건 수사팀 교체되나

일단 윤 총장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추 장관이 임명한 대검 참모진 중 자신의 지휘를 따르지 않는 간부들에 대한 교체를 박 장관에게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경희대 법대 동문인 이 지검장은 현 정부 들어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대검 형사부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핵심요직을 두루 거치며 차기 검찰총장 후보 중 한 명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하지만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채널A 사건 등에서 윤 총장과 이견을 보이며 계속 갈등을 빚어왔고 총장에 대한 대면보고도 끊긴지 오래된 상태지만 본인은 유임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국내 최대 검찰청으로 정치적으로 가장 예민한 사건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곳이다. 현재도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과 '경찰의 봐주기 수사'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때문에 윤 총장 입장에선 자신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혹은 최소한 자신의 지휘를 따르는 인물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추 전 장관과 윤 총장의 대립 구조 속에서 윤 총장의 지시를 거스르며 정부나 법무부의 편에 섰던 이 지검장에 대한 중앙지검 간부들과 평검사들의 불만도 거의 한계점에 다다른 상태다.

다만 문제는 이 지검장을 대신할 믿을 만한 인물이 있느냐인데, 청와대 차원에서 이 지검장의 유임을 원할 경우 박 장관도 인사에 있어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윤 총장은 이날 면담에 앞서 '이성윤 서울지검장의 교체를 요구했다던데 맞느냐'는 질문에는 "인사 얘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과 '월성 1호기 원전'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의 지휘라인 교체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밖에 윤 총장의 징계에 관여했던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 박은정 감찰담당관 등과 채널A 사건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 등에 대한 인사도 관심이다.

'공존의 정의' 강조한 박 장관… 윤 총장과 대화 의지 확인

박 장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인권보호와 적법절차, 소통을 통한 '공존의 정의'를 강조하며 검찰개혁 완수 의지 등을 담았다.

박 장관의 취임사에는 단어별로 개혁 5번, 검찰개혁 3번, 소통 3번 등이 포함됐다. 추 전 장관이 취임사에서 검찰개혁 8번을 비롯해 개혁을 17번 강조하고 소통을 1번 담은 것과 대비된다.

박 장관은 "법무부는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민생에 힘이 되는 법무행정'에 주력해야 한다"며 "국민이 원하는 시대정신에 따라 '공존의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전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존의 정의는 인권보호, 적법절차, 그리고 소통을 통해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검찰개혁 명령을 완수하려 한다" 면서 검찰을 향해 "검찰은 수사권개혁법령 시행에 따른 후속조치를 신속하게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오늘 윤석열 검찰총장과 조금 전에 직접 만났다"며 "대문만 열어놓고 장관실문은 걸어 잠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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