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성금 600억 모은 101세 英 참전용사 확진..총리도 "쾌유빈다"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을 돕기 위해 불편한 몸으로 3890만 파운드(약 596억원)의 성금을 모은 101세 영국 노병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등은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인 톰 무어(101) 경이 코로나에 감염돼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의 딸 해나 잉그램-무어도 트위터에 "지난 몇 주간 아버지가 폐렴으로 치료를 받아오다가 지난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무어 경은 연령순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우선순위를 정하는 영국에서 최우선 접종 대상자였다. 하지만 그는 폐렴 증상으로 약물치료를 받느라 아직 코로나19 백신은 접종하지 않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무어 경은 지난해 자신의 100번째 생일(4월 30일)을 앞둔 4월 8일 '뒷마당 100바퀴 걷기'에 도전하며 코로나19 성금 모금을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 최일선에서 일하는 NHS(영국 국민 보건서비스)에 보낼 기부금 마련을 위해서였다.
그는 거동이 불편해 보조기구에 의지해 걷는다. 그럼에도 그는 왕복 25m의 뒷마당을 100세 생일 당일까지 100바퀴 걷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결국 도전에 성공했다. 그는 이 도전으로 한 달여 만에 약 480억원을 모았고, 최종 모금액은 약 596억원에 달한다.
이후 그는 국민적인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의 지난해 생일 당일엔 세계 각지에서 축하카드 22만5000장이 쏟아졌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무어 경에게 지난해 7월 기사 작위를 수여했고, 영국 국방부는 예비역 육군 대위였던 그를 명예 대령으로 임명했다.
지난해 9월 자서전을 출간했고, 같은 달 영화 제작사와 판권 계약도 했다. 미국 남성잡지 지큐(GQ)의 올 1·2월호 표지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믿어왔다. 태양은 다시 빛날 것이고, 새들은 다시 노래를 부를 것이며 우리 모두는 내일 아름다운 하루를 보낼 것"이라고 말해 영국인들을 감동하게 했다.
그의 확진 소식에 각계각층의 위로와 응원이 쇄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당신은 온 나라에 영감을 불어넣었다. 당신의 쾌유를 우리 모두 바라고 있다"고 썼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당수는 "전 국민이 당신의 쾌유를 바란다"고 전했다.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은 트위터에 "이 소식을 듣게 돼 안타깝다. 무어 경이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썼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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