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첫날..법관 탄핵소추안 발의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2월 임시국회 첫 날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된다. 공동발의자 수 만해도 의결정족수에 가까울 정도가 확보돼 4일 열리는 본회의 가결까지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기 때문에 끝까지 결론을 지켜봐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일 판사 출신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그동안 견제받지 않던 법원을 견제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법관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도 국회의원의 역할을 제대로 해 자정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표 발의자인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발의에 앞서 국회 소통관에서 ‘반헌법행위자 임성근 법관탄핵소추안 발의 4개 정당 국회의원’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당위성 등을 언급할 예정이다.

탄핵소추안이 이날 오후 4시에 발의될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이후에는 국회법 130조에 따라 2일 오후 2시 본회의에 보고되고, 4일 오후 2시에 의결 절차를 거친다.

탄핵소추안 발의에는 민주당 뿐만 아니라 정의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범여권 의원들까지 공동발의자로 나섰다. 공동발의자만으로도 가결 정족수(재적의원 과반수)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결 여부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 의원은 "무기명 투표이기 때문에 공동발의 명단에 올랐다고해도 최종 투표에서는 찬성을 하지 않을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이 경우 부결이 되어버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 부장판사는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세월호 7시간 행적’기사가 허위라는 중간 판단을 내리라고 판사에게 지시한 혐의를 비롯해 판결 개입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박근혜 대통령 7시간 행적과 관련해서 일본 신문에서 보도를 했는데 재판장도 아니면서 법원 행정사무를 맡고 있는 임 판사가 재판장에게 사실상 재판을 잘못된 판결로 하도록 지시를 했다"며 "이 자체는 명백히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번 법관탄핵안이 국회서 가결되면 헌정 사상 최초가 된다. 구자룡 변호사는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1985년경 유태흥 대법원장의 탄핵안이 발의됐지만 부결된 사례가 있고, 신영철 대법관이 광우병 촛불집회 재판에 개입했다는 문제로 민주당이 탄핵안을 발의했지만 국회에서 발의 72시간 이내 표결을 하지 못해서 안건이 자동 폐기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의 두 차례는 모두 대법관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에 일선 법관에 대한 것으로는 발의 자체도 최초이고 가결이 된다면 헌정 사상 최초의 사례"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