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 연임③] 외부변수 마주할 남북 공동올림픽, 묘안 있나?

김평호 2021. 2. 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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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금년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 여부 결정
순차 연기 등 2032년 남북 공동 유치 도전 악재
경색된 남북 관계, KOC 분리 문제 등 과제 산적
연임에 성공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연임에 성공하며 4년 더 한국 체육을 이끌게 된 이기흥 회장의 다짐과 공약은 과연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까.


지난달 18일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 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총 투표수 1974표 중 915표를 획득, 46.4%의 득표율로 당선된 이기흥 회장은 대한민국 체육의 100년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이 회장이 내건 일부 공약 가운데는 외부 변수에 좌우될 수 있는 내용들이 있어 자칫 허울뿐인 공약에 그칠 위기에 처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32년 하계 올림픽 남북공동 유치다.


이 회장은 2024년 강원 동계유스올림픽,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차기 올림픽 7년 전에 해당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던 방식을 폐기했다. 이로 인해 2032년 올림픽 개최지는 2025년이 아닌 그 이전에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남북 공동유치는 2025년 2월까지 이기흥 회장의 임기 내에 그 성과가 드러난다.


다만 유치 여부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빨리 결정이 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가오는 7월 예정인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 여부에 따라 2032년 하계 올림픽 유치전도 탄력을 받을지, 암초에 부딪치게 될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 여부는 3월 열리는 IOC 총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자국 내에서도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회의론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도쿄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연일 수천명대를 넘어서고 있다.


이 가운데 만약 올해 도쿄올림픽이 정상적으로 개최되지 않을시 대회 순차 연기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은 올해가 아닌 2024년에 열리게 된다. 4년 씩 뒤로 밀려 2028년이 파리 올림픽, 2032년은 LA 올림픽이 된다.


또한 IOC가 이미 예정된 2024년 파리 올림픽과 2028년 LA 올림픽은 예정대로 개최하고, 대신 2032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를 도쿄에 줄 수도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기흥 회장은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유치에 적극 나서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자료사진)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어느 상황이 됐든 도쿄올림픽이 올해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는다면 2032년 남북 공동유치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당장 3월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기흥 회장의 공약은 최악의 경우 임기를 시작한지 두 달도 되지 않아 암초에 부딪치게 된다.


도쿄올림픽이 올해 정상적으로 열려 추진 동력을 얻게 되도 풀어야 될 과제가 많다.


현재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유치 준비는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대한체육회, 통일부, 외교부 등 유관기관들의 협의에 따라 진행 중이다.


유치 관련 자료 준비 등은 IOC 요청 사항에 따라 단계를 맞춰 순차적으로 풀어나갈 문제다.


문체부의 경우 올해 상반기 범정부 유치지원위원회 발족을 목표로 내거는 등 유관기관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협력하며 움직이고 있다.


다만, 공동개최의 경우 단독개최보다는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 일단은 지난 2019년 2월 미북정상 간에 ‘하노이 노딜’ 이후 급격히 얼어붙은 남북관계 경색 국면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북한과 새로운 대화의 여지가 생겼지만 현재로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남북체육협력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다. 유치 진행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북한과 관계 등 고려해야 될 부분이 많다.


여기서 이기흥 회장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단절된 남북 스포츠교류 재개, 스포츠 외교 강화 등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 추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기흥 회장은 IOC 회원으로 스포츠 외교 강화에 적극 나서야 되는 과제를 안고 있다. ⓒ 대한체육회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 문제도 이기흥 회장이 풀어야 될 숙제다. 정부는 올림픽 관련 업무를 KOC가 전담할 수 있게 분리를 원한다. 반면 이 회장은 KOC의 일방적 분리를 반대하는 체육인들의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분리 문제를 놓고 정부와 이견을 피하지 못했다. 이 문제를 풀어야 남북공동 유치 작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갈등은 피하고 화합과 협력에 이기흥 회장이 전면 나서야 한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올림픽 남북 공동유치는 이기흥 회장이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공동유치는 정부 차원에서 진행이 되며, KOC가 선발이 되는 것”이라며 “목표를 위해서는 유관기관들이 협력해 하나로 움직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유치 작업이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외부 변수에 직면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기흥 회장이 향후 위기를 헤쳐나갈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데일리안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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