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국수주의' 비판에..한 발씩 물러난 EU-아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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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공급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던 유럽연합(EU)과 아스트라제네카가 서로 한 발짝씩 후퇴했다.
EU는 영국으로의 백신 수출제한을 철회하기로 했고 아스트라제네카는 900만회분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양측의 갈등은 영국에 본사를 둔 아스트라제네카가 갑자기 올해 1분기 EU 공급량을 60% 줄이겠다고 통보하면서 영국에는 1주 내로 200만회분을 차질없이 공급하겠다고 한 게 발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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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코로나19 공급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던 유럽연합(EU)과 아스트라제네카가 서로 한 발짝씩 후퇴했다. EU는 영국으로의 백신 수출제한을 철회하기로 했고 아스트라제네카는 900만회분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31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 900만회분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고 공급 시점도 예정보다 1주일 앞당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 내 생산시설도 증설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U는 이로써 올해 1분기 코로나19 백신 공급 물량을 총 4000만회분 확보하게 됐다. 앞서 당초 계약했던 물량(8000만회분)의 50% 수준이지만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의 갈등은 영국에 본사를 둔 아스트라제네카가 갑자기 올해 1분기 EU 공급량을 60% 줄이겠다고 통보하면서 영국에는 1주 내로 200만회분을 차질없이 공급하겠다고 한 게 발단이었다.
EU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에 우선 물량을 대기 위해 공급을 미루는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유럽 내 생산 백신 수출금지' 카드까지 꺼내고 물량 부족이 사실인지 확인하겠다며 벨기에의 아스트라제네카 공장까지 급습해 '백신 국수주의'라는 비난을 받았다.
역으로 EU로의 백신 수출을 막을 수 있는 제도 도입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 정부도 이날 EU가 후퇴한 만큼 백신 부족 사태를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리즈 트러스 국제통상부 장관은 이날 BBC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EU로부터 코로나19 백신 공급 계약 진행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서면 확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를 다짐한 만큼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EU 안에서 생산하는 백신이 영국으로 들어오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트러스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영국 인구 전체에 접종을 완료하고도 다른 나라를 도울 만큼 충분한 백신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U 집행위가 ‘백신 수출금지’까지 꺼낸 것은 물량 부족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려다 나온 자충수라는 분석이다. EU 집행위는 전체 회원국의 백신을 한 번에 받아 각국에 공급하고 있는데 물량이 달리자 일부 회원국에선 접종이 중단되는 등 백신 대란까지 일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영국이나 미국보다 접종률도 현저하게 났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 건수는 지난 28일 기준 유럽이 2.35명으로, 영국(12.33명), 미국(7.91명)보다 낮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아스트라제네카와의 갈등이 봉합된 것과 관련 "백신과 관련한 일보 전진"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물량 부족에 대한 비난을 의식한 듯 독일 공영방송 ZDF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물량은 이전보다 30% 증가했다"며 "늦여름까지 유럽 내 성인 70%에 대한 접종을 마치겠다는 목표는 변함 없다"고 했다.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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