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매도 더 나온다..10년 사이 최대 매도

여전히 주식 보유 및 공매도 많아 추가 매물 출회 가능성
게임스톱 투자 실패 후 자산 절반 줄기도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게임스톱 주식 공매도에 나섰다 낭패를 본 헤지펀드들이 지난 10년사이 가장 큰 규모로 주식 매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헤지펀드들이 보유한 주식과 공매도 규모가 여전히 큰 만큼 추가적인 매도가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공매도에 나섰던 일부 헤지펀드들은 자산 절반을 날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분석 결과 지난주 미국 헤지펀드들이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많은 주식을 팔았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헤지펀드들이 장기 보유 중인 주식을 매도하고 모든 분야에서 공매도를 환수(숏 커버링)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개인들의 집중적인 매수로 게임스톱 주식이 1700%나 급등하며 이에 대한 공매도에 나섰던 헤지펀드들이 대규모 손실을 본 상황과 맞물린다.

골드만삭스는 "적극적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헤지펀드들이 보유한 주식과 공매도 규모가 역사적인 수준인 것은 최근 벌어진 투매가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남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증권가에 따르면 게임스톱의 공매도 주식 총액은 112억달러 규모에 달하고 있다. 멜빈캐피탈, 시트론 리서치 등 게임스톱 주식 공매도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중단했음에도 여전히 주가 하락에 ‘베팅’한 헤지펀드들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게임스톱 주가 급등이 실적이 아닌 개인들의 집중매수와 공매도에 나선 이들이 다시 주식을 사들이는 숏 스퀴즈에 의한 것인 만큼 결국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예상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개미 투자자들의 역공에 헤지펀드들의 굴욕은 계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게임스톱 공매도에 나섰던 멜빈 캐피털의 운용 자산이 지난해 초 125억달러(한화 약 14조원)에서 80억달러(약 8조9000억 원)로 53%나 줄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도 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제러드 번스타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관심은 극심한 변동성과 투기가 없도록 하는 것은 물론 시장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있다"고 언급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