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리콜 2024년에나 가능하다고?
최근 타이밍벨트 리콜 통지를 받은 BMW 중형세단 차주 A씨는 얼마 전 BMW 측에 리콜 일정을 문의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거주지와 가까운 서울 서초구 방배센터에서는 2022년 5월에야 리콜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경기도 광주 오포센터는 2023년, 일산센터는 2024년으로 리콜 가능 시기가 한없이 늦춰졌다. 그나마 리콜 일정이 빠른 센터를 문의했더니 2022년 1월에야 리콜이 가능한 서울 동대문센터를 추천받았다.
화재 사고 불안에 리콜을 받지 않고 운전대를 잡기가 겁나는 만큼 차주들 불만이 쏟아지는 분위기다. A씨는 “당장 리콜을 해줘도 모자랄 판에 1년 이상 기다리라는 것은 사실상 운전을 하지 말라는 얘기나 다름없지 않나. 더군다나 타이밍벨트가 끊어지면 엔진까지 망가질 수 있다고 하니 더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뒤늦게 완성차업체 늑장 리콜 규제에 나섰지만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국토교통부는 자동차관리법, 하위 법령 개정에 따라 오는 2월부터 늑장 리콜에 대한 과징금을 매출액의 1%에서 3%로 올리기로 했다. 또한 자동차 제작사가 결함을 은폐, 축소하거나 시정하지 않아 소비자가 피해를 본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 범위에서 배상 책임을 지도록 해 BMW 측 대처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BMW는 수입차 브랜드 중 리콜 대수 1위라는 불명예까지 떠안아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리콜 조치된 BMW 차량은 91만3720대로 메르세데스-벤츠(30만5704대)의 3배에 달할 정도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잇따른 화재 사고로 BMW 차주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리콜조차 제때 이뤄지지 않아 BMW 브랜드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하다”고 귀띔했다.
[김경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5호 (2021.02.03~2021.02.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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