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최종 단일화 시계, 3월로 굳어지나
'야권 원샷 경선' 사실상 무산..安, 琴 제안 두고 고심할 전망
"묘한 사안..安이 '금태섭 빼고 단일화 하자'고 할 수도 없어"
국민의힘 경선 과정 속 安 존재감 하락 우려.."金 제안 받아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야권의 최대 화두인 후보 단일화의 시점이 3월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각종 방법론이 쏟아지며 이어졌던 야권 인사들 간 신경전에서 '3월 국민의힘 후보 선출 후 제3지대 인사와 단일화'를 방안을 내세웠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다.
당초 국민의힘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졌던 야권 후보 단일화 국면은 더불어민주당에 반기를 들고 탈당했던 금태섭 전 의원이 31일 '제3지대 주자'로서 출마선언을 하며 요동쳤다. 금 전 의원이 출마 공식화와 함께 안철수 대표에서 '제3지대 경선'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안 대표를 향해 금 전 의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기 경선을 진행하고 있다. 진짜 민생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오래된 정치를 어떻게 바꿀지 진지하게 토론하자"며 "안 대표에게 각 당의 경선 기간 동안 '제3지대 경선'을 하자고 제안한다"고 했다.
이번 제안은 금 전 의원의 제3지대 주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일종의 승부수로 평가된다. 각종 정국 현안과 정책적 측면에서 같은 소리를 내며 접점 만들기에 힘써온 국민의힘·안철수 대표와 달리, 민주당을 탈당했지만 여전히 노선 측면에서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금 전 의원의 제안에 즉각적인 답변을 피했다. 앞서 국민의힘 측에 '야권 원샷 경선'을 제안해 놓은 상황에서 이들이 본격적인 본경선에 들어가기 전까지 답변을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제3지대 경선'에 대한 질문에 "국민의힘에 제안을 드렸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야권의 여러 현안을 살펴보고 말씀드릴 것"이라며 긍정도 부정도 아닌 답변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의 바람대로 '야권 원샷 경선'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안 대표가 입당 혹은 합당을 통해 국민의힘 당적을 갖지 않을 경우 함께 경선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도 안 대표 및 금 전 의원을 겨냥해 "국민의힘은 현재 경선을 시작했기 때문에 여기에 다른 사람이 끼어들 수가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고심에 빠지게 된 것은 안 대표 쪽이다. 금 전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여도, 받아들이지 않아도 자신에게 유리한 그림이 좀처럼 그려지지 않는 탓이다.
우선 '야권 원샷 경선'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에서 안 대표가 금 전 의원의 제안을 받지 않고 국민의힘 본경선이 끝나는 3월까지 기다리게 될 경우, 최종 단일화 국면에서 금 전 의원을 비롯해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등과 중도층 표심을 놓고 국민의힘 후보와 함께 겨루게 될 가능성이 커져 운신의 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금 전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여 '제3지대 경선'을 치르게 될 경우에도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안 대표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이 과연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다.
단, 본경선 과정을 통해 결집한 지지층을 등에 업고 최종 단일화 국면에 나서 국민의힘 후보와 맞서기 위해서라도 금 전 의원과의 치열한 경선 국면을 통해 존재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이러한 구도를 "묘한 사안"이라고 평가하며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의 단일화 없이 3자 경선이 있게 되면 국민의힘 후보가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이 상승한 상태여서 유리해진다.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은 지지층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3자 경선을 원하지 않을 것이지만, 안 대표가 금 전 의원을 빼고 자신하고만 단일화를 하자고 국민의힘에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렇다고 안 대표가 금 전 의원과의 단일화 경선에 응할 경우 (과거의 관계를 생각하면) 기분도 별로일 것이고, 금 전 의원을 키워주는 결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며 "그래도 안 대표가 금 전 의원의 제안을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국민의힘에서는 한달 동안 경선을 진행하는데, 야권의 비국민의힘 주자들도 자신들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무엇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금태섭 제안 긍정 평가…"아름다운 단일화 영글어 가"
"제1야당 후보와 제3지대 단일후보 단일화 통해 최종 성사될 것"
한편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은 금 전 의원의 제안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정진석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은 "아름다운 야권단일화가 영글어가고 있다"며 "금 전 의원의 큰 결심으로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범야권 단일화 방안이 매우 단순하고 명확하게 정리되어 가고 있다. 제3지대 단일후보와 제1야당 후보의 단일화를 통해 최종적으로 범야권 단일화가 성사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3월은 가장 아름다운 단일화 완성, 4월은 무도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한 달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대의멸친(大義滅親), 자신의 작은 이해관계를 버리고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저지하고 폭정을 심판하자는 모든 국민의 큰 뜻을 받드는 길, 가장 크고 가장 아름다운 야권 단일화가 영글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후보로 서울시장에 출마한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또한 "금 전 의원이 제안한 안 대표와의 제3지대 단일화 경선은 합리적인 방안"이라며 "국민의힘이 한명 후보로 압축된 이후 당 밖에 안 대표와 금 전 의원 모두 참여하는 '3자 단일화'는 바람직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국민의힘 후보와 당밖의 유일 후보가 막판에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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