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바르며 돈 세서 건네더라" 방역수칙 비웃는 SNS 목격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수칙인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이 자신의 위반 사례를 아무렇지 않게 공개하는가 하면, 위반 사례를 인터넷으로 폭로하는 일이 늘고 있다. 방역 당국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가 코로나19 ‘3차 유행’ 감소세를 이끈 주요 원인이었다며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31일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방역 사각지대로 꼽히는 게스트하우스·파티룸·펜션 관련 단어를 검색했더니 위반 의심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서울 관악구의 한 파티룸은 “25명 이상 수용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곳 관계자는 “감성 파티룸과 엠티(MT) 장소 등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주의 한 게스트하우스는 5명이 실내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동호회’ ‘#모임’ 등 방역 수칙을 위반할 여지가 있는 단어를 찾은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한 골프 동호회 회원은 “여럿이 (골프) 치면 역시 재밌다”며 5명이 골프 모임을 가진 뒤 찍은 사진을 올렸다. 집합금지에 대한 설명 없이 “매주 라운딩 번개를 진행한다”는 서울의 한 골프 동호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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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40% 마스크 개념 없어”
방역 수칙을 어긴 사례 폭로도 인터넷에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하남 주민이 모이는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스타필드 하남 방문 손님 40%는 마스크 (착용) 개념이 없다”는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그곳 직원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손만 뻗어도 사람이 있는 인파 속에서 음료수를 마시거나 마스크 착용을 권해도 화를 내는 손님이 있다”며 “백화점 대부분이 겪고 있는 상황인 만큼 사람이 몇천몇만명 밀집해있는 곳에선 마스크 좀 써달라”고 적었다. 여기엔 “나도 직원인데 마스크 안 쓰는 사람 너무 많다” “맞다. 직원으로서 너무 힘들다”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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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방역수칙 위반 3만 건 이상 신고
방역 당국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5인 이상 사적 모임은 금지돼 있으나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신고가 지속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31일 행정안전부 ‘안전신문고’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코로나19 위반 신고는 3만2790건이었다. 이 가운데 집합금지 조치를 위반한 영업·모임 신고가 1만7612건(53.7%)으로 제일 많았다. 마스크 미착용 관련 신고는 8484건(25.8%)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달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밝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위반 사례로는 ▶볼링 동호회 2곳의 회원 18명이 단체로 볼링 시합 ▶방문판매원 7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신년 모임 ▶대학교·호프집 등에서 10명 이상 모여 생일 파티 ▶매주 와인 관련 소모임 진행 등이 있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이날 코로나19 브리핑에서 “3차 유행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의 방역 수칙에 대한 철저한 준수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생활 속 ‘방역 고삐’가 느슨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현행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를 오는 14일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최근 IM선교회 발(發) 집단감염 사태나 다가오는 설 연휴 등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잠시 주춤했던 3차 유행이 우리의 일상 곳곳을 다시 위협하고 있다”며 “정부는 현재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와 방역 기준을 설 연휴가 끝날 때까지 2주간 그대로 연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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