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정말 민폐다" 교회발 코로나 확산..시민들 '분통'
개신교 중심 코로나 확산..시민들 "개신교 정말 너무해"
IM선교회가 운영하는 다수의 미인가 대안교육시설 총 379명 확진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최근 개신교발(發) 코로나19 확산이 거세지면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관련 단체는 한국 교회에 자성을 촉구하며 사과했다. 방역당국은 물론 시민들과 자영업자 등 국민께 사죄의 뜻을 밝히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여론은 싸늘하다. 특히 한 선교회가 운영하는 다수의 미인가 대안교육시설과 관련해 수백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금의 코로나19 확산 사태는 사실상 개신교에서 비롯한 위기가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현재 개신교발 코로나19 확진자는 지속해서 늘고 있다. IM선교회가 운영하는 미인가 교육시설들에서만 전날(31일) 기준 총 379명이 확진됐다.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이 발표한 수치(368명)보다 11명 늘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을 시작으로 △전광훈 목사가 이끌고 있는 서울 사랑제일교회, △선교단체 인터콥(BTJ열방센터), △IM선교회가 운영하는 미인가 교육시설들, 일부 교회 등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계속 이어지면서 개신교계는 사회적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등 연합기관·시민단체는 29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교회라고만 해도 지긋지긋하다'는 대중 정서 앞에 통렬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의료진·방역당국의 헌신을 무시하고, 공익을 외면하며, 지역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들을 `종교의 자유`란 이름으로 행하는 이들의 죄로부터 한국교회 모두가 자유롭지 못함을 고백하면서 국민들께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 교회가 오늘날 국민 건강에 위해를 끼치는 주된 세력으로 인식되는 참담한 현실"이라며 "하루빨리 팬데믹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해온 소상공인들과 시민들, 공무원과 의료진들 앞에 고개조차 들 수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개신교계의 이 같은 사과에도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미 신천지를 비롯해 수많은 개신교가 보여준 방역수칙 위반사례에 대한 분노로 보인다.
개신교 관련 단체의 사과를 뉴스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힌 40대 회사원 김 모씨는 "(개신교로 인해) 코로나는 이미 확산하고 있지 않나, 이번이 몇 번째인가 사과만 하면 끝인가, 정말 너무 민폐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30대 회사원 박 모씨는 구체적인 피해 보상 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박 씨는 "국가 차원에서 각종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면서 "한두번도 아니고 이 정도면 본인들만 생각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개신교발 확진자는 지속해서 늘고 있다. 전날(31일) 기준 기존 코로나19 집단감염 가운데 IM선교회와 관련해 추가 환자가 발생했다. 전국 11개 시·도 40개 IM선교회 미인가 대안 교육시설 중 현재까지 5개 시·도 6개 시설에서는 전날보다 11명 늘어난 379명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광주 북구 교회2·IM선교회 미인가 대안 교육시설 관련해선 북구 에이스 TCS(Two Commandment School, 기숙형 미국 초중고 입시과정) 관련 기타 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또 광산구 광주 TCS 기타 4명, 캠프 관련 추가 전파 1명 등 6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190명으로 파악됐다.
광주에서 열린 예수복제 캠프 관련해선 울산 한다연구소 3명과 경남 양산 베들레헴 TCS 7명, 서울 방문자 관련 3명, 경기 방문자 관련 5명 등이 포함돼 있다.
경기 안성 TCS 미인가 대안 교육시설에서도 5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13명이다. 대전 IM선교회 본부와 관련해 176명(IEM 미인가 대안 교육시설 136명, MTS 40명)을 포함하면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379명이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속 한국 개신교 교회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개신교 여론조사기관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낸 '코로나19 정부 방역 조치에 대한 일반 국민평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교회를 '별로·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6%로 조사됐다. '매우·약간 신뢰한다'는 응답은 21%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일반 국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지난 12∼15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기 전 지난해 1월 교계 단체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실시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 당시 같은 질의에서 한국 교회에 대한 '매우·약간 신뢰' 응답 비율은 32%였던 것과 비교해 1년만에 11%가 하락했다.
'신뢰한다'는 응답을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으로 나눠 보면 개신교인 중 신뢰한다는 비율은 70%였으나 비개신교인은 9%에 불과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해당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국가가 공익을 위해 종교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86%가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교단이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교회 생태계 지형 변화 조사'에서는 제한 가능하다는 비율이 59%였던것과 비교할 때 크게 높아진 수치다.
연구소 측은 "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인 상황에서 교회와 관련한 사회 인식을 바꾸기 에 특별한 방법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며 "진심을 가지고 교회 본연의 기능과 사회적 역할을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하는 행동을, 장기적이고 지속해서 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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