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는 사업 정리하니 주가 '꿈틀'..미래 방향성도 우상향
현대스틸, LG하우시스 車부품 인수에 上.."신사업 반영되면 추가 상승"
사업부문 매각에 나선 기업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과감한 적자 사업부문 정리로 인해 수익성이 극대화될 것이란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돼서다. 아울러 필요한 사업부문을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한 기업들의 주가도 시너지효과에 대한 기대감에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연초부터 줄을 잇는 기업들의 매각·인수 활동으로 인한 효과가 실적 시즌에 따라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주가가 낮아진 현재를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 거래일인 지난 달 29일 코스피시장에서 현대비앤지스틸은 전장 대비 150원(0.70%) 상승한 2만1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날 KT는 250원(1.05%) 떨어진 2만3950원에 장을 마쳤다. 반면, LG전자 전 거래일보다 1만1500원(6.99%) 하락한 15만3000원에, LG하우시스는 3400원(4.24%) 내린 7만6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LG전자 주가는 지난 달 20일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할 수 있다는 소식에 급등했다. 지난 2015년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까지 2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적자 규모는 5조원대로 추정된다. 수익창출이 묘연한 스마트폰 사업부문 매각 소식은 시장에 즉각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실제 지난 달 20일 하루에만 12.84% 급등해 16만7000원까지 올랐던 LG전자 주가는 다음날에도 10.78% 추가 상승하면서 18만5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LG하우시스도 자동차소재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주가를 높인 케이스다. LG하우시스는 지난 달 21일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사업부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LG하우시스의 자동차소재·부품 부문은 지난해 3분기 351억원, 4분기 45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적자사업부였다. 이에 매각 소식이 투자 심리를 강화시키면서 LG하우시스 주가는 8만2900원에서 26일 8만8800원까지 7.1% 급등했다. 추가 상승 가능성은 더 높은 상황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LG하우시스의 목표주가를 최근 11만원까지 상향했다.
매각되는 자동차소재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한 현대비앤지스틸도 역대급 강세를 타고 있다. 자동차소재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현대비앤지스틸과이 LG하우시스의 부품 사업을 인수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이에 현대비앤지스틸 주가는 지난달 26일과 27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2만145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2월 1일 주가가 9050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2개월여만에 137.0% 급등한 것이다.
김미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LG하우시스는 이번 자동차소재 및 산업용필름 사업을 매각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고, 스테인리스 냉연 강판이 전체수익의 93%를 차지하는 현대비앤지스틸은 사업 인수를 통해 매출 성장과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두 기업 모두 사업 인수·매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딜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각자 수익성이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주가에 추가로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T도 사업부문 매각으로 인한 주가 상승효과를 누렸다. KT는 지난 달 22일 무선통신 자회사인 KT파워텔을 디지털보안장비 제조사인 아이디스에 매각했다. KT파워텔의 하락하는 매출액이 매각의 이유로 꼽힌다. 지난 2010년 1270억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던 KT파워텔은 지난 2019년 기준 매출이 627억원까지 떨어졌다. KT는 KT파워텔 매각을 계기로 정보기술(IT)·통신 사업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KT 주가도 요동쳤다. 지난 25일 하루 만에 4.43% 오른 2만4750원으로 치솟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의 목표주가는 29일 기준으로 3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연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기업들의 매각·인수 딜로 인한 실질적인 효과가 날이 갈수록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거래들은 표면적인 부분에서의 기대감의 상승만을 가져왔을 뿐이지만, 가깝게는 다음 분기에 실질적인 수익성의 개선이 나타나면 주가의 상단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에서다. 특히 최근 코스피가 조정장세를 나타내면서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약세를 나타낸 만큼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핵심 자회사 매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인건비 하향 안정화와 기업 가치 향상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흩어진 조직을 하나로 합치는 절차를 시행하는 슬림화과정이 진행되면서 시간이 지날 수록 실적과 주가의 개선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지금을 매수 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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