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진도 빼기 이제 곤란.. 교사·학생이 수업 설계자"

이도경 2021. 2. 1. 04: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제 교사와 학생들이 교육과정과 수업의 설계자가 된다."

온 교수는 "지난해는 교사들이 온라인 수업 도구를 어떻게 활용할지, 학교 방역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경황 없이 새 학기를 맞았고 이는 학생도 마찬가지였다"며 "3월 새 학기까지 남은 한 달은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온·오프라인 수업의 장점을 살려 수업의 질을 높일지 교육 당국과 학교, 학부모, 학생이 머리를 맞대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2년차 학교를 말하다] 온정덕 경인교대 교수 인터뷰


“이제 교사와 학생들이 교육과정과 수업의 설계자가 된다.”

온정덕(사진) 경인교대 교수는 지난 30일 인터뷰에서 ‘코로나19 2년 차 학교 수업’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온 교수는 교육부가 조만간 학교 현장에 배포할 예정인 ‘교육과정 재구성 예시 자료집’ 제작에 참여한 교육과정 전문가다. 자료집은 국가교육과정을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재구성할지 예시를 통해 설명하는 안내서다.

온 교수는 자료집이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사들에게 학교 현장과 학생들의 특성에 맞게 국가교육과정을 재조정하거나 통합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정부 차원에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국가교육과정을 설계해 교과서를 만들면 교사는 교실에서 이를 실행하는 역할을 해왔다. 현행 국가교육과정은 등교수업 상황만을 전제로 만들어졌다. 원격·등교수업 병행이 불가피해지자 정부가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도록 장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온 교수는 “코로나19 이전 교사는 국가교육과정을 의식하지 않고 교과서 진도만 나가도 국가교육과정 실행자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능동적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도록 교사의 역할이 근본적으로 변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도 비슷한 입장이다. 온 교수는 “등교 상황에서는 잘하는데 비대면 상황에선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동안 학교에서 관리가 돼 왔다는 말인데 앞으로는 스스로 관리하는 법을 몸에 익히도록 학교와 교사가 도와줘야 한다”며 “학생 스스로 학습 목표를 세우고 여기에 도달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고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가 모든 수업에 녹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5년 전면 도입 예정인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 모두 이런 훈련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조기에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온·오프라인 병행은 수업 혁신을 이끌 수 있다는 게 온 교수의 입장이다. 그는 “원격수업을 수업 방법 가운데 하나로 바라보는 건 협소한 시각이다. 학습 공간이 확장됐다고 보는 게 맞는다”면서 “온라인 수업 도구들이 들어오면서 교사가 학생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기 굉장히 좋아졌다. 예전에는 한 교실에 다 모아놓고 동일한 내용을 가르쳤는데 온라인 툴을 활용하니 학생 맞춤형 수업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온라인 퀴즈 5분이면 본다. 그걸 바탕으로 아이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런 아이들을 묶어 맞춤형 과제를 내주고 개별 피드백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또한 “국가교육과정을 교사가 자율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게 되면서 과목 안에서 혹은 다른 과목들 간에 배우는 내용을 통합해 가르칠 수 있다. 과학과 수학, 도덕과 사회에서 배우는 내용을 통합해 효과적으로 가르치고 배울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한 교사가 여러 과목을 가르치는 초등학교의 경우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온 교수는 “지난해는 교사들이 온라인 수업 도구를 어떻게 활용할지, 학교 방역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경황 없이 새 학기를 맞았고 이는 학생도 마찬가지였다”며 “3월 새 학기까지 남은 한 달은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온·오프라인 수업의 장점을 살려 수업의 질을 높일지 교육 당국과 학교, 학부모, 학생이 머리를 맞대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