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주일미군 주둔비 1년간 연장안에 사실상 합의

김홍범 2021. 1. 3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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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이후 분담금 재논의 전제..
'바이든 정권 초기' 이유로 日 제안

미국과 일본이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을 현 수준에서 1년간 일시 연장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교도통신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이 지난 27일 토니 블링컨 미국 신임 국무장관과의 전화회담에서 ‘2022년 이후 분담 문제에 대해선 재논의’하는 것을 전제로 이 같은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27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간의 첫 전화회담 관련 소식을 보도하는 일본 NHK방송화면. [연합뉴스]


통신은 이런 일본측 제안에 대해 “미측이 찬성의 뜻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일 양국은 이번 주 실무진 협의를 재개하고 이번 제안의 조기 합의에 나설 방침이다.

거의 해마다 갱신하는 한미 SMA와 달리 미일 SMA는 5년마다 갱신한다. 미일 양국은 지난해 11월 협상을 시작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대폭 증액을 요구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일본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이 확실시되자 정권 교체 이후로 합의를 미뤘다.

당초 시한은 오는 3월이었다. 그러나 일본 측이 이제 막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의 사정을 들어 협상을 일시 유예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이 요구한 구체적인 분담금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6월 펴낸 회고록에 따르면 현 수준의 4배인 연간 80억 달러(약 8조9000억원)에 달했다.

지난 2019년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시 미국 해군 기지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스1]


미일 양국이 1년 연장안에 합의할 경우 올해 분담금은 2017억엔(약 2조15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분담금 규모인 1993억엔(약 2조1263억)보다 1.2% 증가한 금액이다.

일본은 회계연도가 4월에 시작되기 때문에 3월 하순에는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2월까지 미국과 협상을 마무리하고 3월 중 국회 승인을 받을 계획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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