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뵈이다' 박영선 '클리앙' 우상호..문파 표심 구애 작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박영선ㆍ우상호 예비후보의 ‘문파 표심’을 향한 구애 작전이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권리당원 50%, 일반선거인단 50%의 참여로 이뤄지는 만큼, 본선 진출을 위해서는 친문 성향이 뚜렷한 권리당원들의 마음을 잡는 게 필수라서다.
우상호 후보는 30일 “서울시장이 되면 일상의 회복과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는데 선봉에 서서 여러분들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함께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우 후보는 이날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 “안녕하세요. 클리앙 유저 여러분! 국회의원 우상호입니다”라는 글과 영상을 함께 올려 이같이 밝혔다. 글에는 ‘응원합니다’ ‘서울시장 된 모습 보고 싶습니다’ 등 지지 댓글이 900개 이상 달렸다.
클리앙은 친문 성향 사용자들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이 사이트 사용자들은 2019년 10월 조국 사태 당시 '조국수호 검찰개혁' 검색을 독려하는 게시글을 꾸준히 올리며 실검전쟁을 주도했다. 지난해 11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논쟁이 가열되자 운영진이 내부 ‘부동산 게시판’을 임시 폐쇄한 일도 있었다.
우 후보는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의 69번째 생일에 맞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을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던 대통령’ ‘든든한 대통령’이라 지칭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의지를 다졌던 1월24일 오늘은, 대통령님의 69번째 생신이다. 그때 그 마음으로 생신을 축하드린다”고 썼다.
박영선 후보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제가 원조 친문”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에선 대표적인 국회 밖 친문 스피커인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 자체가 문파들에게 어필하는 지름길로 여겨진다. 우 후보도 지난해 TBS 라디오의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고정 출연했다. 박 후보 출연 영상은 지난 30일 공개됐다. 박 후보는 자신이 과거 ‘비문’으로 분류됐던 이유에 대해 “2012년 대선 당시 제가 문재인 후보에 집착하고 있었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컸는데 제 의견을 들어주지 않았다. 인정을 못 받았다는 마음에 삐져서 그 이후로는 회의에 오라고 하면 잘 안 갔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후 19대 대선 경선 때 안희정 후보의 의원멘토 단장을 맡았다.
섭섭했던 마음은 2017년 대선 과정에서 다 사라졌다는 게 박 후보 설명이다. 박 후보는 “2017년에 전화를 주셨는데 안 받았다. 하루 지나서 또 왔는데 또 안 받았다. 두 번째도 안 받으니까 양비(양정철 비서관)가 나타나서 전화 좀 받으라고 하더라”며 “전화 통화를 하는 순간 마음은 다 풀렸지만 목소리는 냉랭하게 했다. 그리고는 만나서 3시간 동안 그동안 섭섭했던 것을 다 말했다. 그러고는 (서운함이) 다 사라졌다”고 전했다. 박 후보는 이밖에도 최근 들어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24일) “문 대통령과 저는 같은 경희대 동문”(28일) 등의 메시지를 연일 띄우며 친문 공략에 가속 패달을 밟고 있다.
정책 공약을 둘러싼 신경전도 본격화되고 있다. 박영선 후보는 31일 자신의 핵심 공약인 ‘21분 컴팩트 도시 서울’ 홍보를 위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21분 콤팩트도시는 서울 전역을 21분 생활권의 21개 다핵도시로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창동을 찾아 “21분 안에 내 삶의 모든 것, 여가ㆍ출퇴근 등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후보는 같은 날 서울 지하철1호선 광운대역을 찾아 철도 지하화를 통해 마련된 부지에 주택 공급을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우 후보는 “서울의 약 38㎞가 지상구간인데, 청량리역부터 지상구간을 먼저 지하화하겠다”고 했다.
한편 우 후보는 지난 28일 박 후보의 핵심 공약인 ‘21분 콤팩트 도시 서울’에 대해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반응했다. 우 후보는 “25개구로 이뤄진 서울시를 21곳으로 재구조화해서 특성화된 컨셉을 한다는 (박 후보 공약이) 잘 납득이 안 간다”고 주장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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