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수익률, 정기예금 이길까..성과연동형 보수 도입
직장인 정지훈(35) 씨는 3년간 다달이 30만원씩 넣었던 공모펀드를 지난해 10월 해지했다. 정씨는 “재테크 관련 서적을 읽다 보니 비싼 수수료를 떼가는 펀드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들어 펀드를 해지하고 ETF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공모펀드 운용사가 운용 성과에 따라 수수료를 떼가는 성과연동형 펀드를 내놓기로 했다. 은행 예금과 비슷한 낮은 수익률과 직접 투자 열풍 속에 외면받는 공모펀드를 되살리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골자 한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방안’을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공모펀드의 개인투자자 잔고 비중은 2015년 51%에서 2019년 47.6%, 2020년 41.5%로 감소했다. 공모펀드가 개인투자자의 외면을 받은 건 저조한 수익률 때문이다. 공모펀드의 지난 10년(2010년~2019년) 연평균 수익률은 2.7%로, 예금(2.5%)이 큰 차이가 없다. 운용사가 재량적으로 운용하는 주식형펀드의 2017~19년 연평균 수익률은 7.6%로 지수를 추종하는 주식형 ETFㆍ인덱스펀드 수익률(10.8%)보다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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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에 따라 수수료 떼가는 펀드 나온다
금융위는 펀드 운용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성과연동형 운용 보수를 도입하기로 했다. 운용사는 벤치마크(운용기준)를 기준으로 펀드 운용 성과가 좋으면 기본 보수율에 초과 보수를 더 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기본 보수율보다 못한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
판매 환경도 투자자 중심으로 개편한다. 판매사가 판매보수를 결정하고 투자자로부터 판매보수를 직접 받는 방식이 허용된다. 현재는 운용사가 판매보수를 결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비스가 차별화되지 않는 데다, 펀드 성과와 관계없이 판매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판매사는 수수료를 많이 주는 펀드를 추천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으로 판매사별 서비스에 부합하는 보수율이 결정되고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출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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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판매 채널 활성화, 통합 자문플랫폼 만든다
공모펀드의 온라인 판매 채널도 활성화한다. 우선 온라인 자문플랫폼이 도입된다. 증권사와 자문사의 시스템이 플랫폼을 통해 연결돼 다양한 증권사 상품을 추천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투자자문사별로 계약한 2~3개 증권사 상품 위주로 펀드 상품을 자문해왔다.
온라인 펀드슈퍼마켓 기능도 강화한다. 펀드슈퍼마켓은 낮은 수수료만 받고 다양한 펀드 상품을 판매하겠다는 취지로 개설됐지만, 펀드 상품만 취급해 활성화되지 않았다. 금융위는 펀드슈퍼마켓에서 펀드뿐 아니라 퇴직연금과 투자일임 등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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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표시 MMF 도입…채권형 ETF 출시도 허용
공모펀드 다양화를 위해 외화표시 머니마켓펀드(MMF) 도입된다. 단기채권 등 외화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MMF로 수출기업 등의 외화운용 지원이 도입 목적이다. 외화표시 MMF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국, 중국 등 통화로 제한된다. 만기가 있는 채권형 ETF 출시도 허용하는 등 ETF 상품 다양화에도 나선다.
개방형 펀드의 경우 연 1회 이상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고, 유동성 관련 위험 정보를 감독 당국에 보고하도록 했다. 금융위는 법 개정 사항과 관련해 오는 4월까지 입법예고를 마치고 오는 3분기까지 개정 완료를 추징하겠다고 밝혔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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