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제주 올레길서 해소"..지난해 완주자 1100명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제주 올레길을 완주한 도보여행객이 크게 늘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올레는 31일 “지난해 제주 올레길 26개 코스, 425㎞를 모두 완주한 도보여행객은 총 2778명으로 전년(1624명)보다 71.1%(1154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20~30대 청년층 완주자가 539명으로 전년(268명)보다 두 배 이상(101%) 늘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학업·취업이 지연되거나 어려움을 겪으면서 되레 도보여행을 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코로나 블루(우울감)’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올레길을 찾는 사람도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올레가 최근 20~30대 완주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완주 동기(복수응답)로 ‘도전 후 성취감을 얻기 위해서’(64.3%)를 가장 많이 꼽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제주여행의 즐거움’(55.7%), ‘자아성찰과 사색’(49.6%), ‘새로운 시작’(40.9%), ‘휴식과 건강 회복’(38.3%)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완주자인 최민정(26·양주시)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시간이 예기치 않게 생겨 올레길을 모두 걸었다”며 “이전에 보고 느끼지 못했던 자연과 풍경, 아름다운 새소리로 마음의 평화는 물론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고 완주 소감을 밝혔다.
이번 연구·분석을 진행한 김희경 제주올레 리서치 전문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청년들이 올레길을 완주할 기회와 시간을 확보한 것이 청년 완주자가 크게 늘 수 있었던 이유”라며 “해외 하늘길이 막힌 상황에 청년들은 대안으로 청정 제주 자연을 마주할 수 있는 제주 올레길로 발길을 돌렸다. 도보여행이야말로 코로나 우울증을 극복하고 제주와 친해지기 위한 방법임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제주올레길은 2007년 9월 7일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발족한 다음날 1코스(성산읍 시흥초∼광치기해변)가 처음 개방됐다. 이후 매년 1∼5개 코스가 새로 생겼고, 2012년 11월 24일 21코스(구좌읍 해녀박물관∼종달바당)로 완성됐다. 여기에 우도와 가파도·추자도 등 부속 섬, 산간 등지 알파코스 5곳까지 모두 26개 코스, 425㎞에 달한다. 또 올레길은 2012년부터 일본을 시작으로 2017년 몽골까지 전파돼 세계인을 만나고 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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