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함께 극복"..마스크 주고 받고, 안부 묻는 해외 자매도시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에티오피아 용사들에게 마스크 잘 전달했습니다.”
지난 25일 강원 춘천시 대외협력담당관 국제교류팀 직원 휴대전화로 에티오피아 현지에서 20장의 사진과 함께 이런 감사 메시지가 전달됐다. 에티오피아 현지 한국전참전용사협회에서 보낸 메시지에는 ‘참전용사들이 잘 사용할 것 같아요. 마스크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말이 담겨 있었다.
또 20장의 사진에는 고령의 한국전 참전 용사들이 참전용사협회를 방문해 마스크를 받는 모습부터 몸이 불편한 참전 용사의 집을 직접 방문해 마스크를 전달하는 모습 등이 찍혀 있었다.
이 마스크는 춘천시가 지난해 12월 9일 주에티오피아 대한민국대사관에 보낸 것이다. 춘천시는 한국전 참전 용사가 마스크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에 마스크 2만5000장을 에티오피아로 보냈다. 마스크를 받은 주에티오피아 대한민국대사관 강석희 대사는 같은 해 12월 30일 참전용사협회장을 만나 마스크를 전달했다. 이어 참전용사협회는 지난 5일부터 한국전 참전용사에게 마스크를 배부했다.
엄혜정 춘천시 국제교류 계장은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마스크를 보냈다”며 “앞으로도 물질적 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을 이어나가 함께 코로나19를 극복해나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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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에티오피아군 한국전 참전 70주년
춘천시와 에티오피아의 교류는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2004년 자매결연을 한 뒤 2005년까지 중고 컴퓨터 1020대와 중고 소방차, 구급차, 의료센터 의료장비를 지원했다. 이어 2006년 에티오피아에 참전용사회관과 참전기념탑 건립을 했고, 2014년부터는 매년 300권씩 도서를 지원하고 있다. 2016년에는 보육원 건립비 4만 달러와 함께 쓰레기매립장 붕괴 사고 희생자 위로금 5000달러를 전달하기도 했다.
올해는 에티오피아군의 한국전 참전 70주년이 되는 해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3개 대대 6037명을 한국에 파병(1951년), 총 253회 전투에 참여했다. 당시 전사자 121명, 전상자 536명 등 많은 군인이 죽거나 다쳤다.
충북 제천시는 자매도시인 대만 화롄현으로부터 지난 22일 새해 서한문과 방역 마스크 4800개를 받았다. 쉬전우이 화롄현장이 보낸 서한문에는 “코로나19로 대면 교류는 못 하고 있지만, 따뜻한 관심과 안부로 마음을 전한다”며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돼 지속적 교류로 우의를 돈독히 하고, 문화·농업·교육·관광 등 많은 분야로 교류가 확대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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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화롄현, 제천시에 마스크 4800개 보내
대만 화롄현은 앞서 지난해 7월에도 마스크 커버 3000개와 보호 안경 500개, 방호복 410벌, 의료용 장갑 2만5000켤레 등 방역물품을 제천시에 보냈다. 이상천 제천시장은 “두 차례나 방역 물품을 보내 주신 화롄현의 깊은 우정에 감사드린다”며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는 것처럼 코로나19 극복 후 다양하고 실질적인 교류사업을 추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천시와 화롄현은 2013년 자매결연을 하고 국제미술교류전 등 활발히 교류를 이어왔다.
경기 수원시는 지난해 10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제 자매·우호결연도시 4곳에 마스크 2만개씩을 전달했다. 지원한 도시는 인도네시아 반둥, 루마니아 클루지나포카, 멕시코 톨루카,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이다.
마스크를 전달받은 후안 로돌프 산체스 고메스 톨루카시장은 염태영 수원시장과의 영상통화에서 “수원시가 보내준 마스크는 저소득층 시민을 위해 사용했다”며 “우리 시를 진정한 형제로 생각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마스크를 지원받았던 것처럼 국제적 방역 공조 차원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국가의 자매도시에 마스크를 지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수원·제천=박진호·최모란·최종권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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