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로또 당첨자 30%뿐..3기 신도시 '서울 거주'가 복병
수도권 로또 아파트 계약 현황 분석
서울 30%, 경기도 70%
1기 신도시 땐 서울 60% 넘어
로또 당첨 30대 많이 늘어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개발하고 있는 3기 신도시의 서울 수요 분산 전략에 복병이 생겼다. 접근성은 좋으나 문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과거 1기 신도시와 같은 서울 집값 안정 효과를 내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 인접 공공택지에 분양한 '로또' 아파트 당첨자 계약 결과 계약자 중 서울 거주자가 30% 정도로 나타났다. 지난해 10~12월 위례신도시(하남), 경기도 하남시 감일지구,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에 분양한 4개 단지 1945가구의 계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3곳은 서울과 접하거나 인근으로 3기 신도시 입지여건과 비슷하다.
4개 단지 계약자 중 서울 거주자가 612명으로 31.5%를 차지했다. 하남·과천 등 해당 지역이 30%였다. 해당 지역을 제외한 경기도가 36.6%이고 인천은 2.2%였다. 이 같은 비율은 4개 단지에서 거의 비슷했다. 당첨자 중 계약 포기나 부적격 당첨이 적어 계약자 비율이 당첨자 비율이나 마찬가지다.
서울 계약자 비중은 주택 수요 잣대인 청약통장과 비교하면 훨씬 낮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수도권 청약통장 1순위자가 89만 명이다. 이중 서울이 40만 명으로 46%다. 가입 기간 15년 이상인 청약통장 비율은 서울 54.4%, 경기 40%, 인천 5.6%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길면 청약가점(민영주택)이 높거나 청약저축액(공공분양)이 많아 당첨 확률이 높다.
청약통장보다 계약자의 서울 비중이 낮은 것은 해당 지역 우선공급제도 영향이다. 해당 지역에 30%를 먼저 배정하고 기타 경기도 몫으로 20%, 마지막으로 서울·인천 50%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에서 이론상으론 최대 50%까지 가져갈 수 있지만 청약가점 등에서 밀려 실제 당첨 확률이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 분양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이월무 미드미네트웍스 대표는 “과천지식정보타운 등이 시세 대비 분양가가 워낙 저렴한 ‘로또’여서 서울에서 당첨 확률이 높은 사람이 많이 청약했다"며 "3기 신도시 로또가 기대에 못 미치면 서울 청약이 줄어 서울 당첨 비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당첨 30%’로는 3기 신도시가 서울 집값을 잡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990년대 초반 분당 등 1기 신도시 분양 물량 대부분이 서울 거주자에게 돌아갔다. 1993년 국토개발연구원(현 국토연구원)이 신도시 입주민 1400가구의 종전 거주지를 조사한 결과 서울이 61.8%를 차지했다. 신도시가 본격적으로 입주한 91~93년 신도시로 주택 수요가 대거 빠져나가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1기 신도시 서울 당첨 80%까지 가능
1기 신도시 분양 때 해당 지역 우선공급 비율이 20%였다. 서울은 80%를 두고 경쟁했다. 2006년 판교신도시 분양 때는 해당 지역 30%, 서울을 포함한 기타 수도권 70%였다. 해당 지역 30%, 기타 경기도 20%, 서울·인천 50%는 2010년 생겼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신도시로 서울 수요를 흡수하려면 빗장을 좀 더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가 입주한 뒤에도 서울에서 들어갈 문턱이 높다. 입주 후 5~7년간 전매제한으로 거래하지 못하고 2~5년간 당첨자가 직접 거주해야 한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주택 공급은 다른 곳이 아니라 원하는 지역인 서울 안에서 찾아야 한다”며 "물량이 피부에 와 닿게 양적으로 넉넉하고 빠른 시간 안에 공급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례 공공분양 30대 당첨 비율 50%
한편 지난해 10월 물량 확대와 청약자격 완화 이후 30대의 로또 아파트 당첨 비율이 올라갔다. 과천지식정보타운 민영주택 30대 계약자 비율이 지난해 7월 18%에서 지난해 11월 23%로 5%포인트 상승했다. 40~50대는 74%에서 66%로 내려갔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위례신도시(하남) 공공분양에선 30대 계약자 비율이 50%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9월 말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이 공공분양에서 20%에서 25%로 늘고 공공택지 민영주택에 15% 신설됐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 기준도 완화됐다. 집을 한 번도 가진 적이 없는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는 생애최초 특별공급과 결혼 7년 이내가 신청할 수 있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청약가점이 낮아 일반공급에서 당첨이 어려운 30대가 많이 신청한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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