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빠 잃었다" 음주마약 역주행사고 딸의 눈물
최근 만취 상태에서 도로를 역주행해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아 60대 기사를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마약까지 투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유족들은 “엄중 처벌을 해야 한다”며 국민청원을 올렸다.
29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음주마약 역주행 사고로 참변을 당하여 돌아가신 가장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지난 19일 새벽 5시에 급하게 엄마가 저를 깨우셨다. ‘아빠가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소리치셨다”며 “병원에서는 코로나로 보호자 1명만 갈 수 있다고 했다. 엄마 먼저 병원으로 급히 택시를 타고 가셨다. 여동생과 제가 병원에서 연락을 받았을 때는 얼굴 쪽에 타박상이 있으시고 의식은 있는 상태라고 전달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청원인은 뜻밖의 소식을 전해들었다. 아버지가 심정지가 왔다는 내용이었다. 청원인은 “아빠가 심정지가 왔다는 말을 듣고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며 “급히 동생과 저도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전날 눈도 오고 해서 엄마가 오늘은 나가지 말라고 했는데 아빠는 조금이나마 벌고 오겠다며 걱정하지 말라면서 나가셨다”고 했다.
청원인은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회상했다. 그는 “심정지 상태가 오기 전에, 엄마가 병원에 도착하셨을 때는 의식이 있으신 상태셨다. 마지막을 직감하신건지, 엄마에게 ‘그동안 고생만 시켜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나한테도 사랑한다고 해달라’고 말을 하시고 쇼크가 오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응급실에서 동생과 저는 이대로 가면 안된다고 선생님께 제발 최선을 다해달라고 울며 소리쳤다”며 “기나긴 심폐소생술 끝에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한다고 전달받았다.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심장이 다시 뛰는 것만으로도 희망을 가졌다. 아빠가 깨어나시기만을 간절히 기도하며 바랬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희망은 잠시 뿐이었다. 또 다시 슬픈 현실에 직면했다. 그는 “아빠가 사고 당시 간 옆에 동맥이 찢어지면서 출혈이 워낙 많으셨다”며 “그로 인해 심정지가 와서 심폐소생술 하면서 뇌쪽으로 손상이 많이 됐다. (의사 선생님은) 깨어난다 하셔도, 반신불구 아니면 장애를 가질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청원인은 “하루 아침에 건강한 모습이셨던 아빠께서 그렇게 되실 수 있다는 말에 억장이 무너졌다”면서도 “그래도 살아만 계실 수 있다면 그거라도 괜찮다고 가족들끼리 서로 아빠를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결국 뇌사 판정을 받았다. 그는 “뇌사라는 것은 사실상 사망과 다름없다”며 “연명치료 끝에 병원에 오신지 60시간도 채 안되어 숨을 거두셨다”고 했다.
청원인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 피해자 유가족 진술을 위해 영등포 경찰서에 방문했다. 그는 “경찰에서 듣기론 가해자와 동승자 모두 89년생으로 음주에 마약까지 한 상태로 역주행을 했다”며 “여느날과 다름없이 손님을 태우러 가고 있던, 심지어 2차선으로 달리고 있던 아빠 차를 무참히 치었다”고 했다. 현재 가해 운전자는 퇴원한 상태며 동승자 역시 병원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인은 아버지가 평상시 가슴 속에 새기던 명언을 되새김했다. “오늘은 어제 죽은이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다”
그는 “아빠는 하루하루 사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삶의 의지가 강한 분이셨다”며 “아빠의 마지막 가시는 얼굴에서 눈을 못 감으신 채 눈에 눈물이 고여있는 모습이 지금까지 선명하다. 그런 사람의 인생과 저희 가족에게는 남편이자 아빠의 존재를 하루 아침에 앗아간 사람들을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19일 새벽 4시쯤 30대 중국동포 A씨는 술에 만취한 채 승용차를 몰고 문래동 서부간선도로 안양 방향에서 400m가량을 역주행해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A씨의 승용차에는 만취한 동승자도 있었다.
이 사고로 두 차량에 불이 붙어 일부가 소실 됐다. 60대 택시기사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그런데 A씨와 등승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두 사람의 혈액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추가한 뒤 전날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김지은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4살 손녀 잡고 무단횡단하던 中할아버지, 안타까운 최후
- "뽀로로에서 성인 영화 나왔어요" 발칵 뒤집힌 맘카페
- 문 대통령 "검찰개혁, 박범계의 운명적 과업..아직 안끝나"
- 공시생 아들 낙방하자 2시간 때려 숨지게 한 매정한 엄마
- "정신세계 남달라" 카페사장들, CCTV 보며 손님 뒷담화
- KBS 직원 2053명, 무보직인데 억대 연봉…줄줄새는 혈세
- "아, 숨!" 여행가방 감금당한 9살의 마지막 외마디
- 급식통 열더니 '칙칙'..CCTV 다 찍힌 모기기피제 교사
- "이제 죽었다"..페북서 월마트 살인 생중계한 美소녀들
- 롯데리아 너마저.. 콜라, 두부 이어 햄버거도 가격 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