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대선 뒤 文에 삐져서 회의도 안가..이젠 다 풀렸다"
지난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 경선 과정에서 안희정 당시 충남지사 캠프의 의원멘토단장을 맡는 등 대표적 ‘비문’(비문재인)으로 활동했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과거 '비문'으로 분류된 것에 대해 “제 의견을 들어주지 않아서 삐져있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30일 공개된 유튜브 ‘월말 김어준’에서 “왜 비문으로 분류가 됐냐”는 진행자 김씨의 질문에 “저는 사실 원조 친문(親文)”이라고 운을 뗐다.이어 “2012년에는 제가 대통령님을 모시고 다녔다”며 “대선 끝나고 해단식 할 때도 펑펑 울었는데 마지막에 갈등이 있었다”고 했다.
박 후보는 “그때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문 후보에 대해 집착을 하고 있었을 때였다”며 “그런 저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아서 삐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정을 안 해줬다”며 “누구나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데 제 의견이 무시됐다”고 했다.
박 후보는 “슬슬 삐져서 회의에 오라고 하면 회의도 잘 안 갔다”며 “속으로는 내가 회의에 안 가면 (문 대통령이) ‘박영선 왜 안 왔어’ 하실 줄 알았는데 찾지도 않았다”며 웃었다.
이에 김씨가 “문 대통령은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라고 하자 박 후보는 “맞다. 우리 아버지가 경상도 남자라 잘 아는데, 마음속으로는 굉장히 애정을 가지고 있는데 애정 표시가 눈빛으로만 나타나시고 말씀으로는 잘 안 하신다”며 “이제는 문 대통령 눈빛만 보면 잘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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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후보 전화 두 번이나 안 받아"
박 후보는 19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문 대통령으로부터 전화가 왔으나 두 차례나 받지 않았던 사연도 공개했다.
박 후보는 “2017년 4월 며칠이었다”며 “문 대통령이 제게 전화를 하셨는데 안 받았다. 하루 지나 또 왔는데 또 안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세 번째 오면 받아야지’ 생각하고 있었다”며 “두 번째로 온 전화를 받지 않을 때는 사실 손이 좀 떨렸다”고 했다.
박 후보는 “그런데 두 번째도 안 받으니까 양비(양정철 비서관)가 나타나서 ‘전화 좀 받으라’고 했다”며 “이후 문 대통령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화 통화를 하는 순간 마음의 앙금은 사라졌지만 목소리는 냉랭하게 했다. 그리고 만나서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둔 사람을 앞에 두고 그동안 섭섭했던 부분을 3시간 동안 얘기했다”고 했다.
박 후보는 “문 대통령은 눈만 껌뻑껌뻑하고 계속 반찬만 잡수셨다”며 “그렇게 3시간 동안 털어놓고 나니 (서운함이) 다 사라졌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은 ‘얘기 더 하겠습니까? 내일부터 저하고 같이 다닙시다’ 이 말씀만 딱 하셨다”고 말했다. 당시 문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가진 박 후보는 대선 공식 선거운동 돌입 직전에 문 후보의 선대위에 전격 합류했다.
이날 박 후보는 “대통령 문재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김씨의 질문에 “존경한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작년 총선을 앞두고 마스크 대란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총선이 다 지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이어 “(상황이) 그렇게 되면 웬만하면 화를 내실 것 같은데 회의를 하면서 한 번도 화를 안 내셨다”며 “특유의 차분함으로 ‘자 이제 마음을 가다듬고 국민을 위해서 장관님들께서 일을 차분하게 진행해주길 바란다’고 말씀하시는데 나 같으면 저렇게 얘기할 수 있을까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상심을 유지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 그건 보통 내공으로 힘들다고 본다”며 “역대 그 어느 대통령도 저렇게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국정을 끌고 갔던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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