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兆 마이데이터 시장 개막..내 정보가 돈이 되는 시대가 온다
다음달 5일부터 다양한 업계의 28개 업체 서비스 시작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내 손 안의 금융 비서’로 불리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이 다음 달 5일 본격 시행된다. 서비스 시작에 은행·카드·보험·증권 등 전통적인 금융사는 물론 토스·네이버·SK플래닛 등 업종 불문 다양한 기업이 사업을 시작한다. 금융소비자들은 직접 자신의 금융정보를 정리·요약할 수 있게 된다. 최적화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면서 그동안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이었던 PB 서비스나 자산관리(WM) 서비스도 가능해질 예정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7일 9명으로 구성된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마이데이터 최종 본허가 사업자를 선정했다. 본허가에서는 국민·신한·우리·농협·SC제일은행 등 은행 5개사와 네이버파이낸셜을 비롯한 핀테크 14개사 등 28개 업체가 결정됐다. 본허가 심사에 통과한 기업들은 내달 5일부터 20조원에 달하는 국내 데이터산업 시장 선점 경쟁에 본격 나선다. 라이선스를 받지 못한 기업들은 기존에 하고 있는 마이데이터 유사서비스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16조8582억 원에서 2020년 19조2736억 원으로 14% 이상 성장했다. 분야별 시장 규모는 데이터 판매 및 제공 서비스업이 9조3752억원으로 가장 크다. 정부는 국내 데이터 시장을 2023년 30조원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계획을 진행 중이다.
마이데이터, 내 정보로 상품 추천 받고 비교도 한번에 가능
정부의 전자금융 육성 방안은 크게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과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으로 나뉜다. 투트랙 전략을 통해 핀테크(금융+기술) 산업과 스타트업 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마이데이터는 금융회사 등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곳에 모아 본인에게 보여주는 서비스다. 또 인공지능 기반 시스템이 개인 금융생활 패턴, 자산 형성 목표, 연령대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금융상품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 사업자는 고객의 카드 거래내역, 보험정보, 투자정보 등을 분석해 유리한 금융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고객은 본인의 신용도, 자산, 대출 등과 비슷한 소비자들이 가입한 금융상품의 조건을 비교해 볼 수있다. 또 마이데이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금융회사의 맞춤형 대출상품을 추천받아 가입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마이데이터가 활성화 되면 소비자가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은행 창구를 직접 돌아다닐 필요 없이, 은행들에 개인정보 열람권을 넘겨주기만 하면 최저가 대출을 추천 받을 수 있다.
핀테크 업체가 '준은행' 되는 마이페이먼트 사업도 눈앞
다음 달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대가 열리고 올해 중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마이페이먼트, 종합지급결제업 라이선스 등 금융시장 개방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금융업계의 대대적 구도 개편도 불가피하다.
마이페이먼트는 소비자가 결제 자금을 보유하지 않아도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신용카드를 떠올리면 쉽다. 핀테크 업체가 종합지급결제업 면허를 받을 경우 기존에 은행 등 금융회사만 가능했던 계좌 발급까지 할 수 있다.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핀테크 업체가 예금과 대출을 제외한 은행 업무를 대부분 할 수 있는 ‘준은행’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카카오 통장’을 만들어 월급통장으로 쓰고, 이 통장에서 카드대금이나 보험료를 자동이체 할 수 있게 된다. 또 월 30만원 한도의 후불결제가 가능해 신용카드처럼 ‘00페이’ 사용이 가능해진다. 예금 기능이 없어 이자는 받을 수 없지만 결제 실적 등에 비례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른 금융산업 지형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서병호 선임연구위원은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올해 도입될 종합지급결제업 면허까지 받을 경우 계좌발급, 이체, 송금까지 가능해지므로 사실상 은행산업 내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으로 산업의 지형도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끈한 2차 계엄 부탁해요" 현수막 내건 교회, 내란죄로 고발당해 - 아시아경제
- "좋아해서 욕망 억제 못했다"…10대 성폭행한 교장 발언에 日 공분 - 아시아경제
- "새벽에 전여친 생각나" 이런 사람 많다더니…'카카오톡'이 공개한 검색어 1위 - 아시아경제
- '다이소가 아니다'…급부상한 '화장품 맛집', 3만개 팔린 뷰티템은? - 아시아경제
- "ADHD 약으로 버틴다" 연봉 2.9억 위기의 은행원들…탐욕 판치는 월가 - 아시아경제
- 이젠 어묵 국물도 따로 돈 받네…"1컵 당 100원·포장은 500원" - 아시아경제
- "1인분 손님 1000원 더 내라" 식당 안내문에 갑론을박 - 아시아경제
- 노상원 점집서 "군 배치 계획 메모" 수첩 확보…계엄 당일에도 2차 롯데리아 회동 - 아시아경제
- "배불리 먹고 후식까지 한번에 가능"…다시 전성기 맞은 뷔페·무한리필 - 아시아경제
- "꿈에서 가족들이 한복입고 축하해줘"…2억 당첨자의 사연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