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이 떠날라..여야 한번씩 주고받은 '막말 옐로카드'

이유림 2021. 1. 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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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궐선거 석달 앞두고 정치권 막말 주의보
박재호 '부산시민 한심', 조수진 '후궁' 논란
중도층 표심 잡는데 방해 요인으로 작용해
지난 총선에서도 '애마·세월호 텐트' 발언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석 달도 채 남기지 않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아슬아슬한 발언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선거전의 열기가 달아오를수록 정제되지 않은 돌출 발언들이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아 각 당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궐선거를 둘러싼 막말은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부산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부산에 계시는 분들은 조·중·동(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TV조선, 채널A를 너무 많이 봐서 나라 걱정만 하고 계시는지 한심스럽다"고 말했다.


박 의원의 발언은 국민의힘이 28년간 시정을 맡았는데도 부산의 발전이 더뎠다고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부산 계시는 많은 분들이 왜 가정이 행복해야 대한민국이 행복하고 부산이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는 건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 시민이 정부 비판 보도를 분별없이 받아들인다는 취지로 해석되면서 '부산 시민 비하' 논란으로 번졌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본심과 다른 잘못된 발언"이라고 사과했지만, 그의 실언으로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의미는 크게 퇴색됐다. 당초 이날 자리는 민주당이 부산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판단,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못하는 가덕신공항 추진 의지를 재차 드러내기 위해 마련됐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박 의원에게 "박 위원장이 발언 끝에 한심하다고 한 것이 그냥 조금…"이라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아이참, 그거 참…"이라며 난감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들에게 일일이 다가가 "그 발언이 혹시나 선거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된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고민정 민주당 의원을 '왕자 낳은 후궁'에 빗댔다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고민정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겨냥 "지난 총선 광진을 주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했음에도 여전히 조건부 정치를 하는 걸 보며 아쉽고 또 아쉽다"고 말했고, 조 의원이 이에 반격하는 과정에서 '후궁' 표현이 나왔다.


조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서 고 의원이 청와대 대변인 출신으로 총선에서 당의 전폭적인 지원사격을 받았다는 점을 부각하며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자 민주당은 대변인 논평과 40여명의 의원들이 참여한 기자회견 등을 통해 "동료 여성 의원의 인격을 짓밟고 명백한 성희롱을 자행했다"며 격분했고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했다.


야당 내부에서도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오자 결국 조 의원은 사과했다. 그는 "저의 비판이 애초 취지와 달리 논란이 된 점에 유감을 표한다"며 "고 의원님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후궁이라는 표현이 담긴 문제의 글도 삭제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실언하게 되는 시작점은 보궐선거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선거 국면에서 터져 나오는 막말·네거티브 발언은 부동층·중도층 표심을 잡는 데 방해 요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도 여야 구분 없는 막말은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당시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김종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돈키호테'에 비유하며 "'황교안 애마'를 타고 '박형준 시종'을 앞에 데리고 대통령 탄핵이라는 가상의 풍차를 향해 장창을 뽑아 든 모습"이라고 말했다가 논란을 일으켰다.


야당에서는 차명진 당시 국민의힘 경기 부천병 후보가 방송토론회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광화문 세월호 텐트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고 발언해 제명됐다. 그는 "당장 세월호 텐트의 진실, 검은 진실, ○○○ 여부를 밝혀라, ○○○이 없으면 차명진이 책임지겠다"고 주장했다.

데일리안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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