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주주라면..2월 9일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배성재의 Fact-tory]

배성재 2021. 1. 3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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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CEO 인베스터 데이'
전기차 등 미래 전략 공개 예정
부쩍 중요해진 북미 전기차 전략
'조지아 전기차 공장' 가능성 대두

[한국경제TV 배성재 기자]
《Fact-tory는 산업(Factory) 속 사실(Fact)과 이야기(Story)들을 다룹니다. 곱씹는 재미가 있는 텍스트를 전달드리겠습니다.》

이번 주 자동차 출입 기자들 사이에 기아에 관한 풍문이 하나 돌았습니다. '기아가 이번 투자설명회(IR) 이후 NDR을 이례적으로 안 한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NDR이란 '거래를 수반하지 않는 순수한 목적의 기업설명회'로, 보통 투자설명회(IR) 이후 이루어집니다. 이때 기업 IR팀은 투자 기관들을 일일이 방문하며 설명회를 갖습니다.

증권업계 확인 결과 기아가 이번 NDR을 돌지 않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일부 투자 기관들로부터 아직 기아와의 NDR 일정이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수요일(27일) 실적 발표와 IR이 모두 끝났음에도 NDR이 없는 건 풍문대로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증권가는 이를 다음 달 9일 예정된 기아의 'CEO 인베스터 데이' 때문이라고 해석합니다.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CEO 인베스터 데이 준비 때문에 IR팀이 NDR을 준비할 시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지난 27일 기아 IR에서도 전기차에 대한 질문에 "인베스터데이에 설명드리겠다"는 묘한 뉘앙스를 남겼습니다. 기아가 NDR을 포기할 만큼 공들이는 올해 CEO 인베스터데이, 주주의 입장에서 따져봐야 할 점을 짚어보겠습니다.

● 1년 농사 가늠하는 'CEO 인베스터 데이'

CEO 인베스터 데이는 연초 기아의 경영 계획을 소개하기 위해 열리는 연례 행사입니다. 기아의 공식 설명에 따르면 '중장기 전략 및 손익 목표를 구체적으로 주요 투자자들에게 자세히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큰 형님' 현대자동차도 같은 이름의 행사를 열고 경영 계획을 소개합니다. 한 마디로 1년 경영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작년 발표 내용을 볼까요. 기아의 미래 전략 '플랜 S'가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먼저 "브랜드 정체성을 바꿀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꼭 1년이 지난 이번 달 기아는 사명과 엠블럼을 모두 바꿨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도 이때 처음 등장했습니다. 배터리와 모터가 탑재된 스케이트보드 모양 위에 다양한 차체를 올린다는 아이디어는 당시까지 다소 생소했습니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이라고 불렸던 이것은 이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라는 이름으로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중에도 올해 CEO 인베스터 데이는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한국경제TV의 첫 보도 이후 뜨거운 이슈로 올라선 '애플카' 때문입니다. 현대차그룹 내에서도 기아, 특히 기아의 미국 조지아 공장이 협업 장소로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2021년 1월 8일 자. 애플과 협의 인정한 현대차…애플카 타고 질주할까 [이슈플러스] / https://bit.ly/3cjwtxY)

● 애플카에 자국 우대까지…중요해진 '북미 전기차 공략법'

물론 기아가 이번 행사에서 직접적으로 애플과의 협업을 공개할 가능성은 매우 적습니다. 한 애널리스트는 "기아가 애플과의 협업을 애플보다 먼저 오픈할리는 없다"면서 "애플 관련 발표가 있으면 당일 컨콜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라고 내다봤습니다. 대신 귀를 기울여야 할 내용은 따로 있다고 했습니다. 바로 기아의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법'입니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북미 전기차 시장은 애플카 외에도 걸린 이슈가 많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이 그중 하나입니다. 이제 연방정부 조달 공공물품은 미국산 제품이 우선되고, 차량도 미국산 부품이 50%는 있어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약 65만 대에 이르는 연방 정부 차량(2019년 기준) 공략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전기차 시장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도가 점점 보수적으로 변해가는 점입니다. 이젠 전기차 보조금도 미국산 전기차에만 국한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옵니다.

미국 시장에 올 하반기 아이오닉5를 출시하겠다고 공언한 현대차도, 12월 CV(프로젝트명) 출시를 예고한 기아도 북미시장 공략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두 회사 모두 북미에 전기차 생산 공장이 없어섭니다.

● 고개 드는 '조지아 전기차 공장' 가능성

따라서 이번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에 대한 언급이 처음으로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애플카 협업 장소로 물망에 오른 조지아 공장에 전기차 생산 시설을 증설하는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됩니다. 전기차 관련 생산 시설이 늘어날수록 자연스럽게 애플과의 협업설도 점점 정확한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입니다.

기아 측이 IR에서 대답을 피한 질문은 플랜 S와 전기차, 중장기 전략에 관한 질문이었습니다.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전기차 전략에 관한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E-GMP가 적용된 첫 기아 전기차인 CV(프로젝트명)에 대해선 비교적 자세한 설명을 내놨습니다. CV는 오는 3월 처음으로 공개되고, 국내에는 7월, 미국에는 12월 출시될 예정입니다. CV는 'EV'라는 이름의 라인업으로 출시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에 따라 차명도 EV1~EV9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아(기아자동차)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44% 넘게 올랐습니다. 애플카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지난 4분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과연 다음 달 9일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이 기세를 이어갈 전략이 나올까요. 공교롭게도 현대자동차가 '애플카 보도에 대한 재공시'를 예정한 날짜도 다음 달 8일입니다. 과연 애플카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대응은 어떨지, 나아가 EV1~EV9 차명을 단 전기차가 북미에서 생산될 날이 올지, 2월 둘째 주를 집중해서 들여다봐야겠습니다.

배성재기자 sjba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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