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만 팔면 적자, 이젠 피자도 판다..코로나 1년 카페의 위기

이병준 2021. 1.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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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카페에서 시민들이 음료수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임대료를 못 내 보증금을 까먹으며 버티고 있어요."
서울 관악구와 강남구에서 10년째 프랜차이즈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조모(53)씨. 29일 만난 조씨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70~80%는 줄었다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카공’(카페+공부)족이 찾던 관악구 매장에도 직장인이 많이 찾던 강남구 매장에도 손님들 발길이 뜸하고 그마저 오후 7시쯤이면 뚝 끊긴다는 것이다. 조씨는 "코로나 전에는 점심 시간대에 강남점의 경우 80~100명 정도 왔다"며 "그런데 최근엔 20~30명으로 확 줄었다"고 했다. 그는 “마이너스 대출도 거의 다 끌어 써 바닥났다”며 “임대료도 못 벌어 보증금을 까먹어가며 그저 버티고 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서울 중구의 한 커피전문점을 찾은 시민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중앙포토]



카페, "작년 매출 20~40% 줄어"
서울 강동구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하모(51) 사장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1억원은 줄어 약 6000만원 정도 손해가 났다"고 했다. 그는 "개인 카페들은 문을 닫던데 프랜차이즈 카페는 투자금만 억대라 문 닫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특히 카페들은 대부분 지난해 매출이 20~40% 줄었다. ‘업계 1위’ 스타벅스만 매출이 조금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프랜차이즈 카페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히 지난해 8월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고 11월엔 2.5단계로 강화돼 아예 장사를 못 한 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도 배달 서비스 확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배달 매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디야는 지난 2019년 10월부터 2020년 9월까지 1년간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배달 주문 배출이 전년 동기보다 660%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엔제리너스도 지난해 배달 매출이 전년보다 약 40% 늘어났고, 투썸플레이스는 매장 영업이 금지된 지난달 배달 매출이 6개월 전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업계는 코로나19 확산 세가 줄어들더라도 한 번 ‘배달 맛’을 본 소비자들이 계속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보고 배달 서비스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화재보험점·당산대로점·마포아크로점 3곳에서 추가로 스타벅스 앱을 통한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에는 배달 전문점으로 지정된 매장 2곳에서만 배달을 했다.

스타벅스가 27일 서울 여의도화재보험점·당산대로점·마포아크로점 3곳에서 추가로 스타벅스 앱을 통한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 스타벅스 앱 캡쳐


투썸플레이스도 지난해 11월 배달의민족에 입점했고, 할리스커피도 같은 해 8월 요기요에 진출하는 등 카페 업계는 앞다퉈 배달 채널을 넓혀가고 있다.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민·요기요와 손잡고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이디야는 쿠팡이츠와 신규 업무협약을 맺고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며 배달시장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디야커피의 경우 지난달 기준 전국 3300매 매장 중 2000개 이상의 가맹점이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디야는 피자도 내놔
카페들은 배달 음료와 같이 먹기 좋은 디저트·베이커리 메뉴 개발도 한창이다. 배달 최저비용을 맞추기 위해 음료 외에 다른 먹을거리를 같이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아보카도 샌드위치와 샐러드 등으로 구성된 ‘아보카도 딜리박스’ 등을 배달 전용 메뉴로 내놨다. 지난해 4월 엔제리너스가 출시한 반미(베트남 빵) 샌드위치는 11월까지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하며 대박을 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디야가 출시한 피자를 두고 SNS상에서 “이디야가 이제 피자를 판다”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업계가 커피만 팔아서는 수지를 맞추기 어렵다"며 "다양한 사업을 펼쳐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SNS에서 화제가 된 '이디야 피자'. 사진 트위터 캡쳐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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