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선교회발' 감염 확산에 거리두기 완화 재검토..자영업자 '분통'
업주들 "너무나 허탈" 종교단체 건물 향해 달걀 투척도
전문가 "설 연휴 방역 고비..방역 지침 준수해야" 강조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국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IM선교회발 집단감염 여파로 확산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고려하던 정부는 재검토에 들어갔다. 거리두기 완화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은 또다시 발생한 집단감염 사태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전문가는 설 연휴 등 방역의 마지막 고비가 남아 있으며, 거리두기를 준수하는 등 경각심을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69명으로 집계됐다. 전날(497명)보다는 28명 줄었으며, 500명대를 기록했던 지난 26일(559명)보다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시작된 국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은 지난달 25일(1240명) 정점을 찍은 후 서서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으나, 최근 IM선교회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달 23일부터 최근 1주일간 신규 확진자 일별 수치는 431명→392명→437명→349명→559명→497명→469명 등으로 집계됐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IM선교회발 집단감염 여파가 지역 사회 곳곳으로 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선교회가 운영하는 미인가 교육시설 6곳에서 현재까지 총 35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경북 안동시에 위치한 태권도장 관련해서 45명이, 부산 부곡요양병원과 관련해선 67명이 감염됐다.
정부는 당초 현행 거리두기 단계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를 완화하되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연장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29일 지침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이번 집단감염 여파로 인한 추가 확산이 잇따르자 발표 일을 주말로 미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지난 주말까지 감소세였던 확진자 수가 이번 주 들어 다시 늘고 있다. IM 선교회 발 대규모 집단 감염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대유행 전조로 해석하는 전문가도 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어 "상황을 더 면밀히 분석해 방역 효과와 민생의 고통, 현장 수용성을 고려해 최선의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방역 규제 강화로 인해 또다시 영업을 못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차 대유행이 잦아들어 겨우 거리두기를 완화하려는 시점이었는데, 집단 감염이 재차 발생하면서 이 같은 희망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인천에서 카페를 운영한다고 밝힌 김 모(50) 씨는 "홀 영업을 재개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집단 감염 소식이 들려와 가슴이 철렁했다"라며 "이제 다시 매장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조금이나마 희망을 갖고 있었는데 너무나 허탈하다. 앞으로 또 언제 영업을 못 하게 될지도 모르고, 앞날에 대해 어떤 계획도 세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카페, 헬스장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집합금지·운영제한을 해제했다. 이에 3차 대유행 이후 약 두 달 가까이 매장 내 영업 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카페, 헬스장 등의 일부 자영업자들은 숨통이 틔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 같은 완화 조치가 내려진 지 2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연일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자영업자들은 '더이상 참기가 어렵다'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27일 광주광역시에선 한 시민이 최근 100명 이상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TCS국제학교 건물에 달걀을 던지며 강하게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 TCS국제학교는 IM선교회 관련 조직으로 선교사 양성을 위한 비인가 교육시설인 것으로 확인됐다.
달걀을 던진 시민은 당시 "국민 모두가 노심초사하고 있고 중소상공인들은 죽을 지경에 처해 있다"라며 "방역 관계자들과 평범한 시민들이 많은 어려움 속에서 방역에 온 힘을 다하고 있는데, 무책임한 행동을 벌인 이들에 화가 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종교 시설 관련 집단 감염 사례는 지난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사랑제일교회 등에 이어 올해도 선교자 양성 시설인 BTJ 열방 센터를 비롯해 이번 IM 선교회, TCS 국제학교 등 지역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는 설 연휴 등으로 인해 집단 감염이 확산할 우려가 큰 만큼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거리두기 준수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설 연휴 등 방역의 고비가 아직 남아 있고, 지역 사회로 확진자가 빠르게 퍼지는 위험한 상황"이라며 "확진자가 발생하는 이유는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든 방역 지침을 준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집단 감염 사태와 관련해서 특정 단체를 비난하는 방식은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방역에 있어선 무엇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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