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등반처럼 힘든 금연" 60만원 돈 준다니 940명 성공

최은경 2021. 1.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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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금연 성공 지원금으로 동기 부여
서울 시내 한 금연거리. 연합뉴스


# 서울 노원구에 사는 백모(33)씨는 2014년 처음 금연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다 최근 8전 9기로 ‘1년 금연’에 성공했다. 백씨는 구에서 운영하는 금연클리닉에 5번째 신청했을 때 ‘3개월 금연’에 성공했지만 이후 직장 스트레스 등으로 실패를 거듭했다.

포기하지 않고 2019년 9번째 등록하러 온 백씨에게 상담원은 “금연은 히말라야 눈 덮인 산을 등반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라며 용기를 북돋웠다. 백씨는 구에서 최대 60만원의 금연 성공 지원금이 나온다는 소식에 더욱 의지를 다지며 클리닉에서 패치 등 금연보조제를 지원받아 금연에 성공했다.

한 주민이 금연클리닉에서 상담받고 있다. [사진 노원구]


‘8전 9기’로 1년 금연 성공

# 어린 두 아이의 엄마인 김모(41)씨는 세 번 도전 만에 18개월째 금연을 유지하고 있다. 주로 육아가 끝난 뒤 흡연 욕구를 느낀 김씨는 흡연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첫 상담 때부터 자신감이 없었다. 상담원은 육아를 마친 뒤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 등 다른 할 일을 정해보라고 권했다.

금연 껌을 사용했지만 맞지 않아 의지만으로 금연을 계속 시도해 금연 6개월 니코틴 검사에 이어 금연 1년 차 모발검사에 통과했다. 도중에 힘들어 포기하고 싶다고도 했지만 금연의 장단점을 비교해 장점을 계속 떠올리며 힘을 냈다고 한다. 금연 성공 지원금도 금연을 유지할 수 있는 동기가 됐다고 했다.

금연 다짐을 하는 새해의 첫 달, 서울에서 유일하게 금연 성공 지원금을 지급하는 노원구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금연 성공을 판단하기 위한 모발 검사. [사진 노원구]


지난해 940명이 1억7560만원 받아

노원구에서는 구청 보건소 금연클리닉에 신청해 금연에 성공하면 개월 수에 따라 현금으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12개월 10만원, 24개월 20만원, 36개월 30만원으로 최대 60만원을 준다. 지난해 940명이 금연에 성공해 1억7560만원이 지급됐다.

노원구 금연사업팀 관계자는 “흡연 단속 과태료를 금연에 성공한 구민들에게 환원하자는 취지에서 성공 지원금을 지급하게 됐다”며 “2019년 36개월 성공 지원금 30만원 항목을 신설해 제도를 확대한 것이 금연 동기를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원금을 목표로 시도하니 도전정신이 생긴다는 것이다. 23년 동안 흡연하다 1년 금연에 성공한 40대 남성 역시 지원금이 큰 동기 부여가 됐다며 지원금으로 가족과 외식을 하고 3년 차 지원금에도 도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원구 금연클리닉 상담사는 “처음에 금연 의지와 자신감이 강해도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도중에 포기하고 상담원에게 미안하거나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상담을 중단하는 사례가 많다”며 “장기 목표보다는 ‘오늘 하루만’이라는 단기 계획으로 하루하루 버티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하루라도 금연에 성공해 자신감을 느껴보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성공 기록지 작성도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이어 보조제의 도움을 받아 3분간 담배 버티기 등 습관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는 양재동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라인형 흡연구역'에서만 흡연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 서초구]


금연구역 확대하는 서울 자치구들

노원구는 지원금 정책과 함께 금연구역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2018년에는 어린이집, 유치원 경계선 10m 이내 지역을, 2019년에는 관내 하천 변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지난해 초중고 모든 학교 시설 경계선으로부터 10m 이내에서 흡연을 금지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금연 성공 지원금이 흡연자들에게 좋은 동기가 되길 바란다”며 “흡연율 감소를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정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자치구 역시 금연구역을 늘리는 추세다. 서초구는 지난해 양재동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으며 영등포구는 여의도역 일대를 금연구역으로 정한 데 이어 국회의사당 앞, 여의동로, 여의도 롯데캐슬아이비 주변 도로 등 여의도 거리 4곳을 금연거리로 추가 지정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 금연 OX 퀴즈

「 타르 함유량이 낮은 순한 담배를 피우면 폐암이나 기타 여러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덜 유해하다 ( X )
흡연은 폐암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암 발생 원인이 된다 ( O )
담배를 피우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 X )
청소년기는 신체 장기의 회복이 빠르기 때문에 성인때 흡연하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 ( X )
금연 후 기침과 가래가 나오는 것은 몸이 나빠지는 현상이다 ( X )
담배를 피울 때 ‘핑’하는 기분은 환각효과다 ( X )
담배를 피우면 살이 빠진다 ( X )
입으로만 피우는 담배(겉 담배)도 나쁘다 ( O )
술자리에서만 가끔씩 흡연하는 것은 니코틴 중독이 아니다 ( X )
금단증상이 가장 심한 기간은 금연 시작 후 첫 1~3일이다 ( O )
변비는 금단증상 중 하나다 ( O )
기침, 피로, 소화불량, 공복감 등의 금단증상은 금연을 유지하는 동안 계속 지속된다. ( X )
금연 중 불안하고 우울한 증상은 타르의 결핍 때문이다 ( X )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탄산음료는 금연에 방해된다 ( O )
간접흡연만으로는 흡연자와 같이 심각한 건강 위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 X )
금연하기 위해서는 니코틴 보조제를 최대한 많이 사용하는 것이 좋다 ( X )
PC방에서 흡연하다 적발되면 과태료는 10만원이다 ( O )
전자담배는 담배가 아니다 ( X )
전자담배는 금연구역에서 피워도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 X )

자료: 노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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