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우려 적은 제2 고향" 서울학생 106명 전남 유학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없는 삶, 자연을 체험하는 교육을 원하는 서울 초·중학생 106명이 올해 전남으로 유학 온다. 개별 단위의 타지역 학생과 가족이 전남 학교를 찾는 움직임은 꾸준히 관측됐었지만, 전남과 서울 교육청이 공식 업무협약을 맺고 학생과 가족을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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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학생 106명 전남 25개교 유학 온다
30일 전남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7일 서울시교육청과 맺은 업무협약을 통해 올해 3월부터 시작되는 ‘2021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서울 학생 106명(초등 85명·중등 21명)이 전남 10개 시·군 25개 학교로 전학 온다.
‘전남농산어촌유학’은 도시지역 학생이 6개월 이상 전남 농산어촌에서 개인별 맞춤 교육을 받으면서 생태·환경 체험을 하는 교육과정이다. 올해 전국 최초로 전남교육청 주관하는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이다.
전남교육청은 2022학년도에는 이 프로그램에 전남 22개 모든 시·군 80개 초·중학교가 참여하고 경기, 인천, 광주 등 타지역 유학생 200명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교육청이 앞장서 서울 학생을 모으는 이유는 ‘인구 소멸 위기’ 때문이다. 전남지역 초등학생 숫자는 ▶2003년 16만4606명 ▶2009년 13만2503명 ▶2019년 9만4991명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전남지역은 1982년부터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진행해왔고 2019년까지 755개의 초등학교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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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학부모에게 제2의 고향
전남유학 프로그램은 크게 ▶농가형 ▶유학센터형 ▶가족 체류형 3가지로 나뉜다. 농가형은 학생이 학교에 다니는 지역 농가에서 생활한다. 센터형은 서울 학생들이 공동생활하는 기숙사 형태의 지역 센터에서 생활한다. 가족 체류형은 학생이나 가족이 이주해 마을 또는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주택에서 생활하는 것이다.
전남 학교로 오는 학생과 학부모가 전남을 제2의 고향으로 느끼게 하게끔 귀농·귀촌 생활 기회를 제공하고 정착도 유도하는 형태다. 학생의 가족이 이주하면 지자체가 나서 생활할 수 있는 주택을 제공한다. 전남 곡성군은 이동식 모듈형 주택을 제공하고 신안군은 빈집을 리모델링해주는 방식이다.
올해 3월 전남으로 유학 오는 서울 학생 106명 중 68명이 가족 체류형을 선택했다. 학생이 농가에서 생활하는 농가형은 33명, 지역 유학센터에서 생활하는 센터형은 5명이다. 학생과 가족이 함께 전남으로 유학 오는 형태가 가장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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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범죄 예방 최우선”
학생과 가족이 타지로 옮겨 생활한다면 가장 걱정되는 것은 안전이다. 전남교육청은 학생들이 생활할 농가와 유학센터 관계자를 대상으로 아동학대 및 성폭력 예방교육, 심폐소생술 교육을 의무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별 성범죄자 현황과 정보도 제공한다.
전남교육청은 타지 학생들이 유학 오는 시·군 지자체와 마을 관계자들에게 CCTV 설치와 방범 순찰 강화 등 협조도 요청했다. 장석웅 전남교육감은 “농산어촌유학 프로그램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해당 학교뿐 아니라 지자체, 지역주민, 마을 교육공동체 등 지역사회 모두의 협력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남 작은 학교만이 할 수 있는 학생별 맞춤 교육도 강조했다. 전남교육청은 향토사학자와 문화해설사들이 나서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농산어촌에서만 할 수 있는 자연 친화적 교육을 선보이겠다고 한다.
장 교육감은 “전남의 작은 학교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어 코로나19 시대 감염병 예방에 유리하고, 개별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며 “농산어촌유학은 전남 작은 학교의 장점을 도시 학생들과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무안=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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