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5 와인'에 밀렸다가 급부상한 칠레 카베르네 소비뇽 와인

2021. 1. 2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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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윤의 스토리가 있는 와인]타라파카 그란 레세르바

2021년 신축년 ‘흰 소의 해’가 밝았다. 가족끼리 오붓하게 모여 새해 소망과 희망을 나누기에 좋은 ‘타라파카(Tarapaca)’를 추천한다. 칠레 와인 기업 VSTP그룹에서 같이 생산되는 ‘1865 와인’에 밀려 고전하다가 최근 급부상한 신흥 와인이다.

와이너리의 역사는 187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에서 와인 수입업으로 성공한 돈 프란치스코 데 로하스 이 살라망카(Don Francisco de Rojas y Salamanca)는 칠레 프리미엄 와인 산지 마이포 밸리에 자신의 이름을 딴 ‘비냐 데 로하스(Vina de Rojas)’를 설립하고 와인 생산을 시작했다. 1892년 돈 안토니오 자발라(Don Antonio Zavala)가 비냐 데 로하스를 인수하고 ‘비냐 자발라’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그가 이혼하며 와이너리는 부인에게 넘어간다.

부인은 ‘비냐 타라파카 엑스 자발라(Vina Tarapaca Ex Zavala)’로 다시 와이너리 명칭을 바꾼다. 그녀의 변호사이자 오랜 우정으로 맺어진 ‘돈 아르투로 알레산드리 팔마(Don Arturo Alessandri Palma, 1868~1950년)’의 별명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탈리아 이민자 아들로 태어난 팔마는 1915년 칠레 최북단에 있는 타라파카주 상원의원을 거쳐 17대, 20대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당시 카리스마 있는 명연설로 ‘타라파카의 사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칠레 민주주의와 경제 부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아 칠레 화폐 50페소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1990년대 천혜의 떼루아로 유명한 마이포 밸리 포도밭 ‘엘 로사리오 에스테이트(El Rosario Estate)’를 매입했다. 타라파카 와인 품질의 기반이 된 이 포도밭은 화산토에 자갈, 암석, 모래와 점토질이 적절히 혼합돼 있어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 품종에 최적화된 재배지다. 현재 총 611헥타르 포도밭에서 연간 120만상자를 생산하며 칠레 내수시장 1위에 올라 있다. 수출에도 열심인데,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가성비 좋은 와인으로 사랑받으며 전체 생산량의 15% 정도를 수출한다.

타라파카 와인 품질은 1998년 입사해 2014년 수석 와인메이커로 임명된 세바스티안 루이즈(Sebastian Ruiz)가 책임지고 있다. 그는 칠레 농과대에서 양조학을 공부하고 프랑스 보르도,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에서 양조 경험을 쌓았다. 타라파카 와인은 초창기부터 국제 품평회에서 인정받았는데, 그중에서도 타라파카 그란 레세르바 와인이 아이콘 와인으로 유명하다. 2016년 ‘콩쿠르 몬디알 드 브뤼셀(Concours Mondial de Bruxelles) 금메달 3관왕’, 2017년 ‘올해의 칠레 시상식 금메달(AWoCa) 2관왕’을 수상하는 등 최근 10년 동안 400여개 상을 받아 칠레 최다 수상 와인에 등극했다. 또한 2019년 와인 전문 매거진 ‘와인인수지애스트(Wine Enthusiast)’의 ‘카베르네 소비뇽 TOP10’에도 선정됐다.

‘타라파카 에티케타 아쑬 2016(Tarapaca Etiqueta Azul 2016)’을 시음했다. 카베르네 소비뇽 82%, 쁘띠 베르도 8%, 말벡 10%를 블렌딩한 와인이다. 손 수확으로 엄격하게 선별한 포도송이를 사용, 프랑스산 오크통에 16개월간 숙성한다. 새 오크통 비율은 20%다. 검붉은 루비색을 띠며 체리,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카시스, 후추 등의 검붉은 과실향이 매력적이다. 마셔보면 견고한 보디감, 벨벳 같은 타닌, 이상적인 산도, 알코올 등의 균형감이 뛰어나고 여운이 오랫동안 인상적으로 남는다. 쇠고기 안심 스테이크, 양갈비 스테이크, 한우 숯불구이, 갈비찜 등과 잘 어울린다.

[고재윤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고황명예교수 겸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4호 (2021.01.27~2021.02.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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