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학교 교사는 '선교사'.. 새벽마다 학생들 이름 불러가며 기도

2021. 1. 2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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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시대 영성교육에 집중하라 <13>
나드림국제미션스쿨 학생들이 2019년 11월 부산 백양로 충성교회에서 위문공연을 하고 있다.


한국 교사들의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교원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높은 대학입학 점수가 필요하고 교사가 되기 위해 치열한 임용시험을 치른다.

그러나 공교육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비교 대상은 사교육이며, 평가는 대입 성적으로 판가름 난다. 이런 현실 속 공교육 교사는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다.

특히 ‘교사→교감→교장’의 수직적 구조에선 더욱 그렇다. 교사가 교감 교장으로 승진하거나 교육 전문직으로 전직하지 못하면 사회적으로 무능한 사람으로 인식되는 풍토가 있다.

그래서 교육 본래의 목적보다는 승진에 매달리게 하는 실정이다. 승진에서 소외된 교사는 30여년간 후진 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더라도 평교사 신분을 벗어나지 못한 채 교직에서 물러난다.

교육기본법 제14조는 교원에 대해 전문성 존중 원칙 및 경제적·사회적 지위 우대와 신분보장을 천명한다. 교육자로서 갖춰야 할 품성과 자질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를 지운다.

하지만 승진을 포기하면 교직을 마칠 때까지 현상 유지에 만족해야 하는 구조적 모순이 있다. 가르치는 일을 가장 소중히 여기며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픈 자부심과 긍지를 갖기엔 현실의 벽이 높다.

교육의 질은 우수한 역량과 헌신적 태도를 갖춘 교사 확보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 교사는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열쇠다.

기독학교 현장은 어떤가. 1980년대부터 여러 기독교 대안학교와 한국기독교대안교육연맹은 건물보다 먼저 학생을 가르칠 참 교사를 확보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일반 교육에선 정해진 교과서로 주어진 학습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기독교육은 다르다. 썩어질 지식이 아니라 영원히 썩지 않을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 그래서 교사는 단순히 지식 전달자가 아니다. 살아있는 하나님 말씀을 바탕으로 산지식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기독교 학교에서 교사를 찾을 때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자질은 영적 성숙도다. 노동 가치를 추구하는 자가 아닌 참 진리의 가치를 추구하는 자를 찾는다.

교사는 하나님의 경륜에 있어 가르침이 차지하는 고귀성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내가 교사라는 사실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합니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왜 선생님이 되셨습니까”라고 물으면 “하나님께서 그의 진리를 가르치도록 부르셨기 때문”이라고 확실하게 소명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 기독교 교사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감당하는 일꾼이기 때문이다.(골 3:23~24)

기독교사는 그의 헌신에 보상을 받는다. 그렇다고 봉급을 받기 위해 일하는 사람은 아니다. 사람 앞에서 정직하게 힘써야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 앞에서만 일해서도 안 된다.

교사는 교육행위를 통해 자아실현을 한다. 그러나 기독교사는 그것이 주된 동기가 돼 자기만족을 위해 일해서도 안 된다. 자기 자신보다 더 크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가르침을 수행하고 그럴 때 모든 필요가 채워짐을 믿어야 한다.

기독교사는 승진과 무관하다. 대우가 좋고 존경받는 전문직도 아니다. 법적·경제적·사회적 지위와 신분도 보장받지 못한다. 참된 가르침의 목적은 진리가 학생들 삶에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그리스도께 봉사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가르침이란 사실만 나열하고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후일 학생들의 삶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늘 고민해야 한다. 그렇기에 가르침이란 학습 과정과 통합적 산물이다. 교사의 질도 높아야 하고 그 역할에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

칼뱅주의의 요람인 네덜란드는 개혁주의 사상을 교육 영역에 깊이 반영했다. 네덜란드에서 기독교사가 되려면 벨기에 신앙고백,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도르트 신조에 동의해야 한다. 나드림국제미션스쿨도 개교할 때 여기에 동의했다.

교사는 왕적·선지자적·제사장적 기능을 통해 주님이 맡겨주신 사역을 수행한다. 교사는 학생을 위해 배우는 자로 그쳐선 안 된다. 그리스도의 사랑에 이끌려 배워야 한다. 학생들이 학습 과정에서 그들의 책무를 감당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나드림국제미션스쿨 교사는 새벽마다 무릎 꿇고 학생 이름을 불러가며 간절히 기도한다. 단순한 교사가 아니라 사역자이자 ‘교사 선교사’이기 때문이다.

학급 교사는 매일 새벽 하나님 앞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학생을 은혜의 보좌로 이끌고 간다. 학생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주님께 그의 특별한 필요를 아룀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것이 기독교사다.

사도 야고보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많으니라.”(약 5:16) 기독교사는 단순히 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더불어 사는 자다.

김승욱 목사 (한국기독교대안학교연맹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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