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복장한 나경원, 영화 대사친 오세훈..피말린 '7분 PT'

현일훈 2021. 1. 29. 18: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예비후보 8명이 29일 ‘서울이 바뀌는 7분’을 주제로 발표(PT) 경연을 가졌다. 서울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첫 경선 심사 자리는 빅2(나경원·오세훈)에 대한 견제를 비롯한 후보 간 신경전이 치열했다.

7분 PT는 영상 소개와 자기 발언으로 구성됐다. 빨간 넥타이를 매고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이종구 전 의원은 ‘내 삶에 힘이 될 경제시장’을 영상 제목으로 내세웠다. 그는 부동산 폭등, 세금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실력 있는 경제 전문가를 후보로 내야 한다”며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장을 지낸 자신의 경력을 세일즈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비전스토리텔링 PT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신을 ‘게임 체인저’로 내세운 오신환 전 의원은 “이번 선거는 과거와 미래의 싸움으로, 과거는 절대 미래를 이길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년 전 서울시장 선거 전후에 등장했던 여야 후보(오세훈·나경원·안철수·박영선·우상호)를 싸잡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서울시의 유일한 야당 소속 구청장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횡단보도 그늘막을 고안한 것을 예로 들며 ‘일꾼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또 나경원 전 의원에게는 “여성 가산점제를 포기하고 실력으로 대결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당내 유력 주자인 ‘나경원·오세훈’ 후보가 차례로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반문 투쟁’ 이미지를 앞세운 나 전 의원은 이날 검정 폴라티에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 나와 애플 공동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 했다. 그는 “독한 의지와 결단력 있는 리더십, 섬세한 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해 드리겠다”며 “20년간의 정치력으로 서울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정권 교체를 반드시 가져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실무 행정을 한 ‘경륜’을 앞세웠다. 그는 “막연한 상상력으로 미래를 그리면 어음이 될 수는 있지만, 업적과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그리면 현금화할 수 있는 수표가 된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영화 ‘인턴’의 “경험은 결코 빛이 바래지 않는다”는 대사도 인용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경선 진출자 8명. 사진 맨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선동 전 사무총장,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조은희서울 서초구청장, 이종구 전 의원, 이승현 한국외국기업협회 명예회장, 오신환 전 의원. 연합뉴스


무대 후반부는 ‘김선동→이승현→김근식’ 순으로 진행됐다. 김선동 전 의원은 서울 도봉을에서 18·20대 의원을 지낸 ‘강북 대표주자’라고 지칭했다. 그는 당 지지율이 하락세인 것을 언급하며 그 원인으로 “10년 전 올드 패션 후보들”을 지목했다. 정치신인 중 유일하게 무대에 선 이승현 한국외국기업협회 명예회장은 “40년간 산업현장을 누빈 기업인인 저야말로 유일한 당의 새 사람”이라고 어필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중도 확장성을 가진 유일한 필승 카드는 저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PT는 코로나 19 방역 차원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월 5일 본경선 진출자 4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다음 주(2월 3일) 당 중진 의원들과 연석회의를 갖고 야권 단일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한편, 단일화 논의의 다른 한 축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한국여성단체협의회를 방문해 성범죄 사건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 등 여성·아동 관련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공약 발표 직후 기자들이 ‘국민의힘 입당설’에 대해 묻자 한숨을 크게 쉬면서 “단일화가 필요하고, 저는 여러 결심과 제안을 드렸다”고만 답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