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백스, 남아공 변이엔 효능 49.4%..불길한 코로나 변화구
기존 90대%, 영국 85.6%, 남아공 49.4%로 효능 낮아져
화이자·모더나도 "변이 바이러스 겨냥 백신 업데이트"
전문가들 "전파력·강도 낮춰, 백신 접종 여전히 중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정복하기 위한 백신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지만, 전세계는 또다시 돌연변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맞닥뜨리게 됐다. 백신을 피해 '변화구'를 던지는 바이러스의 변이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면서다.
미국 메릴랜드 기반의 제약사 노바백스는 28일(현지시간) 영국 등에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자사 백신의 효능이 89.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주요 백신 중에는 화이자(95%), 모더나(94.5%), 아스트라제네카(62~90%)에 이은 네 번째 임상 결과다. 한국도 올 하반기 노바백스 2000만명분을 도입할 계획이다.
노바백스는 바이러스 유형별 효과를 보기 위해 임상시험을 영국·남아공·미국·멕시코로 나눠서 진행하고 있다. 노바백스 측은 영국에서 진행한 임상에선 두 번의 접종으로 90%에 가까운 효능이 확인됐지만,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 임상에선 49.4%까지 효능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연구가 최근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생한 돌연변이 바이러스를 겨냥해 진행한 첫번째 임상 결과라는 데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1만 5000명 규모로 진행된 영국 임상에선 총 62건의 감염 사례가 나타났다. 이 중 위약 그룹에서는 56건, 백신 투여 그룹에선 6건의 감염이 발생했다. 바이러스 유형으로 나눠보면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효능은 95.6%로 화이자·모더나와 큰 차이가 없었다. 여기다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걸린 집단에 대한 방어력(85.6%)을 더하면서 전체 효능이 다소 낮아졌다.
남아공(4400명 규모)에선 44명의 감염자 가운데 15건이 백신을 투여받고도 바이러스에 걸린 것으로 나타나 최종 효능은 49.4%로 집계됐다. 감염자의 90%가 변이 바이러스였다고 한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백신 효능의 하한선을 50%로 보고 있다. 노바백스는 우선 영국 보건당국에 사용 승인 신청을 하고, 미국 등에는 추가 임상 결과를 더해 4월 신청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WP는 노바백스의 이번 결과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해 백신을 업데이트하는 다른 제약사들에겐 “불길한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화이자·모더나 역시 영국·남아공 바이러스에 대해 추가 실험을 진행했는데, 이들은 “효능이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다만 두 회사의 실험은 임상이 아닌 혈청검사나 동물실험 등 실험실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진 것들이었다. 이에 따라 화이자와 모더나는 변종 바이러스를 겨냥한 부스터(3차 접종분) 개발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임상 결과를 내놓지 않은 존슨앤존슨(얀센)도 변종 바이러스 관련 데이터를 추가하느라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지난해 확산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숱한 돌연변이를 일으켰지만, 이 중에서도 최근 영국·남아공·브라질에서 기원한 변종 바이러스는 전파력·병증 면에서 전문가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남아공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위치·가짓수가 기존 백신을 피해 가는 쪽으로 발달했다는 연구가 있었다. 이들 바이러스는 전세계 50개 국가에 퍼졌으며, 한국에도 최근 세 종류 모두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일부 효능이 떨어져도 백신 접종을 아예 안 하는 것 보다는 하는 것이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감염자 수가 적어질수록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능력도 감소하기 때문에, 새로운 변종에 맞서 싸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 접종과 공중 보건 조치를 계속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백신으로 증상을 완화해주는 것만으로도 전파력을 크게 낮출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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