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을 내다보는 용인교육, 그 중심에 마을 공동체가 있다

용인시민신문 임영조 2021. 1. 2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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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3] 학교는 공동체와 함께 해오는 여가

[용인시민신문 임영조]

 2019년 폐교된 기흥중학교 전경(사진 왼쪽) 이곳은 주민을 위한 평색학습관 등 다목적 공간(조감도)으로 활용된다.
ⓒ 용인시민신문
전후 대한민국은 세계 최빈국에 포함됐다. 도로 등 기반시설 붕괴로 사회는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빈곤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원조를 받는 것이었다. 그런 가운데 배움은 배고픔을 벗어날 수 있는 또 다른 수단이었다. 도움 없이 자발적으로 이겨낼 수 있는 방안이었다.

공동체는 마을 곳곳에 학교를 만들었다. 서당과 서원의 연장선을 이어간 것이다. 학교는 그저 배우는 공간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에게는 굶주림을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의 공간이었고, 자연스레 주민들이 모여 마을 대소사를 논의하는 소통의 공간 역할도 했다.

◇ 학생 수 주는데 주변에 학교 신설되는 이유= 경기 용인에 위치한 105개 초등학교 중 전체 학급이 10학급 이하인 곳은 11개교이다. 지역별로는 기흥구 판곡초와 성지초를 제외하면 모두 처인구에 위치해 있다. 용인에서 가장 학급수가 적은 학교 중 한 곳인 장평초는 처인구 백암면에 위치해 있으며 지난해 전체 4학급으로 운영됐다. 이외 처인구에 위치한 학교 중 학급이 10개실 이하는 학교 대부분은 면 단위로 인구 자연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기흥구 관곡초와 성지초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2002년에 개교한 관곡초는 11학급으로 시작해 2010년에는 16학급까지 늘었다. 2018년까지만 해도 12학급이던 것이 지난해는 7학급에 머물렀다. 18년 만에 절반 이상 가량 준 것이다.  

6학급으로 운영된 성지초. 2005년 개교 당시부터 지금까지 학급 수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관곡초와 성지초 간 거리는 대략 2.5km 떨어져 있다. 도보로 30분 약간 더 걸린다. 초등학생 기준으로 한다면 통학은 매우 힘든 거리다. 때문에 이들 학교 사이에 용인한얼초와 구갈초가 있는 것도 특별히 이상하지 않다. 

용인한얼초는 2018년 개교했으며 현재 27개 학급이 있다. 1993년 개교한 구갈초 역시 17학급 정도다. 4개 학교는 반경 2㎞ 내에 위치해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이들 학교 재학생수를 보면 용인한얼초가 987명으로 가장 많다. 성지초 99명의 10배 수준이다. 구갈초 484명, 관곡초 151명을 합친 것 보다 많다.

주변 학교 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줄거나 용인 관내 학교 평균 학생 수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2018년 한얼초를 개교한 이유는 분명하다. 기흥역 개발에 따른 급격한 인구 증가 때문이다.

◇학교가 사라져도 공동체는 그대로= 중학교도 여건은 비슷하다. 기흥구에 위치한 기흥중학교가 2019년 폐교됐다. 1990년 개교 후 구도심 공동화로 신입생 수급에 고전을 면치 못하다 결국 폐교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폐교는 인구 감소가 심각한 외곽학교가 대상이 됐지만 최근에는 도심권 학교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됐다. 개발 사업이 학교 신설과 폐교에 결정적인 원인이다. 

기흥중이 위치한 기흥1학군에는 총 8개 중학교가 있지만 상당수 신입생이 지역여건상 기흥중학교와 큰 길을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는 신갈중으로 방향을 잡았다. 신갈중학교는 1971년에 건립됐다. 신갈중학교 형편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 여기에 같은 학군권인 기흥역세권 주변에 중학교 신설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신갈중 주변에 대대적인 개발 사업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급속한 학생 수 증가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학교 역할은 시대 변화에 맞춰 달라졌다. 마을 주민들이 학교를 찾는 일은 드물어졌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우후죽순 들어선 용인시의 경우 자연적으로 형성된 마을보다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학교가 건립됐다.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것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배울 공간이 부족했던 당시만 하더라도 학교에는 여러 마을에서 온 아이들이 몰려 있었다. 이마을 저마을 상황을 이야기하다보면 공유할 수 있는 내용도 많았다. 하지만 요즘 학교는 서로 비슷하게 겪는 일상이 대화의 전부가 됐다.  

다양한 문화 소통 공간을 단절시키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공생하는 용인시에서 학교와 지역 공동체와 공생관계가 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교육은 백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세운다고 했다. 그 백년의 역사에 사람이 있으며, 그 중심에는 마을 공동체가 있다는 것을 교육당국은 절실한 마음으로 각인시켜야 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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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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