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음주량 줄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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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부터 5인 이상 못 모이고, 오후 9시면 칼 같이 술집이 문을 닫지만, 술을 즐겨하는 사람들에게 음주량이 줄었냐고 물으면 어떤 답이 돌아올까? 절반은 "글쎄요" 라고 대답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혼술'이 증가했고, 코로나19로 배달 음식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주류도 배달이 가능해지자 오히려 고위험 음주가 늘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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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부터 5인 이상 못 모이고, 오후 9시면 칼 같이 술집이 문을 닫지만, 술을 즐겨하는 사람들에게 음주량이 줄었냐고 물으면 어떤 답이 돌아올까? 절반은 "글쎄요" 라고 대답할 것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만 20세~65세 성인 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음주 경험자의 약 51%가 “코로나19 유행에도 불구하고 음주량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혼술’이 증가했고, 코로나19로 배달 음식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주류도 배달이 가능해지자 오히려 고위험 음주가 늘고 있다고 말한다.
◇'혼술', 고위험 음주로 갈 가능성 높아
혼술이 더 위험한 이유 첫째, 혼술은 술을 마시는 것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에 잦아지면 ‘습관화’될 가능성이 높다.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다 보면 알코올에 대한 뇌의 의존성이 높아진다. 중독 위험이 높다는 얘기다. 과음·폭음 위험도 높다. 대화 상대가 없이 술에만 몰입하게 되면서 결국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음주 횟수나 양이 늘어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혼술은 알코올 중독 같은 고위험 음주로 갈 가능성이 높으니 자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스마트폰 클릭 한 번으로 술 쉽게 구입
코로나 유행 이후 비대면으로 술을 쉽게 살 수 있게 됐다. 2017년 전통주 온라인 판매 허용한 이래, 코로나가 한창 유행 중인 지난해에는 정부에서 주류 규제 개선 방안을 내놨다.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주류를 주문한 뒤 음식점이나 편의점에서 찾아가는 것이 가능해졌다. 스타벅스 등 커피를 살 때 사용하는 ‘사이렌오더’ 방식이 술을 구매할 때도 적용된 셈이다. 또한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소주·맥주 등 술도 함께 배달받을 수 있게 됐다.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최강 원장은 “집 밖을 나가지 않아도 술을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음주에 대한 물리적ㆍ심리적 거리감이 줄고 있다”며 “주류 구매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면 잦은 음주로 이어지게 되고 잘못된 음주 습관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주류 구입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일례로 전통주를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한 업체는 지난해 6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배 이상 늘었다.
◇음주 폐해 심각하지만, 정책 엇박자 계속
우리나라는 하루 평균 13명이 술 때문에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음주 폐해가 심각하다. 그러나 한국의 음주 규제는 국제 기구의 권고 수준에는 미흡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금지하고 있지만 한국은 편의점, 공원 등에서 쉽게 음주를 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거리나 공원에서의 음주를 제한하는 나라는 총 102개국에 달한다.
미디어에서 음주 노출이 잦은 것도 문제다. 유명한 스타를 주류 광고 모델로 하는 나라도 한국이 대표적이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는 음주 규제 기조에 역행해 22시 이후 심야 방송에서 소주·맥주 등 17도 미만 주류의 가상·간접 광고(PPL)를 허용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 역시 국민건강증진 종합계획을 통해 “술 소비 감소를 유도하기 위해 담배처럼 술도 건강증진 부담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여론이 좋지 않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정치권에서는 술값 인상은 신중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할 사안으로 단기간에 추진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의 월간 폭음률은 2018년 38.9%로 악화되고 있고, 성인 여성 고위험 음주율은 2008년 8.4%에서 2018년 10.5%로 증가했다. 고위험 음주율은 주 2회 이상 음주를 하거나 1회 평균 음주량이 여성 5잔, 남성 7잔일 때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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