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 이적행위"..文정부 北 원전 건설 추진 의혹에 경악 쏟아져
청와대가 직접 추진·은폐 관여 의혹 드러나 파장 계속해 확산
남북회담시기 작성..파일명에 '핀란드어' 사용할 정도로 주의
김종인 "문재인 정권의 운명 흔들 충격적인 이적행위 드러나"
이른바 '탈원전 정책'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했던 문재인 정부가 오히려 북한에 대해서는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물밑에서 추진했다는 정황이 언론에 포착돼 파문이 일고 있다. 야권에선 "정권 차원의 '이적 행위'가 드러났다"며 강도 높은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SBS는 전날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감사원 감사 방해 혐의에 대한 공소장'을 입수해 공개했다. 해당 공소장은 감사원의 감사 과정에서 530여 건의 자료를 삭제하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재판에 넘겨진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3명에 대한 혐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공소장에서 기소된 공무원들이 삭제한 파일을 복구했으며, 복구된 파일 속 '북한 원전 건설안' 등이 포함되어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북한 원전 추진방안'의 줄임말로 추정되는 '북원추'라는 제목의 폴더에서 두 가지 버전의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방안' 파일이 담겨 있던 것이다.
특히 이들이 삭제한 파일들 중 청와대를 뜻하는 'BH(Blue House)' 에 송부한다는 사실을 적시한 흔적이 드러나 청와대가 직접적으로 파일 삭제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삭제된 파일들은 모두 '60pohjois' 라는 제목의 상위 폴더 안에 포함돼 있었는데, 'pohjois'는 핀란드어로서 '북쪽'이라는 뜻이다. 보안을 위해 핀란드어를 사용할 정도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던 자료들로 짐작된다.
삭제된 파일들의 최초 작성 시기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해당 파일들은 대부분 지난 2018년 5월에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차 남북정상회담(4월 27일)과 2차 남북정상회담(5월 26일)이 열린 시기다. 추진방안을 들고 북측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차원의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국내에서 펼치던 기조와는 상반된 내용의 정책을 북한에서 추진하려 했고, 감사원의 감사가 돌입되자 이를 삭제한 정황이 발견된 터라 파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종인 "'이적행위 국기문란 프로젝트'…정권 차원에서 극비리 추진돼
상상을 초월하는 금번 이적행위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
김영식 "촛불로 일어선 文정권, 국민 배신하고 권력 마음대로 휘둘러
1년 남은 정권 제대로 유지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국민에 진실 고하라"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 원전을 폐쇄하고 북한에 극비리에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 원전 게이트를 넘어 정권의 운명을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이적행위"라며 "이런 '이적행위 국기문란 프로젝트가 일부 공무원 차원이 아닌 정권 차원에서 극비리에 추진돼온 여러 정황이 드러났다"고 규탄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소위 탈원전 정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상상을 초월하는 금번 이적행위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문 정권이 국내 원전을 불법으로 폐쇄하고 북한에 원전 건설을 지원하는 이중적 행태로 명백한 이적행위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 국민의힘도 당 차원의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이 정부가 숨기려는 것을 낱낱이 드러낼 것"이라고 당부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에 원전을 지으려고 한 이적 행위 정황이 드러났다"며 "북한은 2016년에 2차례, 2017년에 1차례 핵실험을 하고 최근에도 핵시설 활동이 포착되는 등 지금까지도 우리나라와 동맹국들에 위협을 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성토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는 행위는 2016년 UN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270호에도 어긋나는 것이다"며 "북한은 현재까지도 IAEA(국제원자력기구) 복귀를 철저하게 거부하고 있는 불량국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촛불로 일어선 정권이 국민을 배신하고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있다"며 "이제 1년 남짓 남은 정권이라도 제대로 유지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진실을 고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같은 과방위 소속의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또한 "충격적"이라고 평가하며 삭제된 파일들이 담긴 폴더명이었던 '북원추'를 겨냥해 "'북원'이 '북한이 원한다'로 읽힌다"고 비꼬았다.
지난해 관련 보도에 "소설" 일축했던 文 복심 윤건영에도 질타 쏟아져
국민의당 "소설이 아니라 '다큐'였다…헛다리 짚은 건 野 아닌 윤건영
국민 기만하고 북한에 원전 건설하려 한 文정권 민낯 철저하게 밝혀야"
국민의당도 논평을 통해 "북한 원전 건설은 '소설'이 아니라 '다큐'였다"고 혹평했다. 지난해 11월 한 언론사의 관련 의혹 보도가 나왔을 때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 평가받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입장을 밝혔던 것을 꼬집은 것이다.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은 "이제 검찰의 공소장을 통해 소설을 쓴 것은 윤건영 의원이며 야당이 헛다리를 짚은 게 아니라 윤 의원이 헛소리를 한 것임이 자명해졌다"며 "이에 관한 윤 의원의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대변인은 "공개된 문건에는 문 정부가 탈원전에 반대하는 국내 시민단체의 동향까지 분석한 문건이 있을 정도로 주도면밀하게 탈원전 정책을 고수했는데, 은밀히 북한에는 원전 건설을 추진하려 했다는 것이 얼마나 이율배반이며 자기모순인가"라며 "혹시 청와대에는 원전 건설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지닌 '두 개의 정부'가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홍 부대변인은 "이제 검찰의 수사와 재판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시간이 되었다"며 "경제성 조작을 통해 폐쇄한 월성 원전에서부터 국민을 기만하고 표리부동한 모습으로 북한에 원전 건설을 추진하려 했던 정권의 양면적 민낯을 한치의 의혹도 남기지 말고 철저히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데일리안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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