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체인저'라던 아스트라 배신..EU, 공장까지 급습했다
EU, 직접 확인하려 벨기에 공장 '급습'도
독일 "65세 미만에만 접종해야" 권고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포드대가 공동 개발한 백신은 코로나19 국면을 반전시킬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모았다. 경쟁자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보다 가격이 싼 데다 유통도 쉽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연일 잡음이 나오고 있다. 두 경쟁사에 비해 사용 승인이 늦어지는 것은 물론 생산 차질, 효능 논란 여기에 규제 당국과의 '신뢰'문제까지 제기되면서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유럽연합(EU)에 제공하기로 했던 백신 물량을 맞추지 못하게 됐다고 일방 통보하면서 EU 국가들의 반발을 샀다. 원인은 벨기에 공장의 생산 시설에서 생긴 문제였다.
한발 더 나가 28일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약사 측이 이런 상황을 일찌감치 알고서도 EU 국가들에 미리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지난 12월에 백신 원료 생산 수율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1월 들어 상황이 더 악화했지만 공급 시한이 촉박해서야 '폭탄선언'처럼 이를 알렸다는 것이다.
━
아스트라 의심한 EU, 벨기에 공장 급습
그러자 EU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이나 다른 나라에 물량을 먼저 대기 위해 EU 공급 물량을 줄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EU 집행위원회는 27일 벨기에 공장을 '급습'해 공급 부족 사태의 원인을 점검했다.
CNN에 따르면 프랑크 판덴브루케 벨기에 보건부 장관은 대변인 성명에서 "백신 인도 지연이 벨기에 현지의 생산 문제인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는 조만간 보고서로 나올 예정이다.
WSJ에 따르면 수율 감소 문제는 미국과 호주의 제조 공장에서도 나타났다. 호주의 제조 업체는 "지난해 11월 생산을 시작한 이후 생산량이 예상보다 낮았지만 이후 문제를 고쳐 당초 계획에 맞추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EU와 미국, 호주에서 수율 감소 문제가 비슷한 시기에 발생했는데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직 공개된 바는 없다.
날벼락을 맞은 EU 국가들은 대응에 나섰다. 이탈리아 정부는 계약 위반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독일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약속한 물량을 채우기 전까지 EU 내에서 생산한 백신을 수출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
美·EU, 거두지 못하는 의구심
이 문제와 별도로 효능을 놓고도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 승인이 임박한 가운데 독일 공중보건기관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산하 예방접종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백신을 18~64세에만 접종하라는 권고를 내놨다. 65세 이상 임상시험 참가자 수가 적어 효능과 안정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EMA 역시 이를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6일 에머 쿡 EMA 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층에 효과가 있는지 자료가 충분치 않다"며 "특정 연령대에 초점을 맞춘 사용 승인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일찌감치 승인 일정을 뒤로 미뤄놓은 상태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 개발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임상시험 과정에서도 오류가 발견됐다며 추가 임상을 요구했다.
이런 논란이 불거지자 '친정'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27일 "백신이 모든 연령대에 효과가 있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도보다리 "발전소" 미스터리···김정은에 준 USB 정체
- 하마터면 산 채로 화장될 뻔···관 속 엄마의 숨결 알아챈 딸
- 도경완 아나운서, KBS 퇴사…"2월 1일 공식 면직"
- [단독]"강원래와 극단선택 어떠냐" 김송에 악플 쓴 20대 송치
- 김형석 "100년 살아보니 알겠다, 절대 행복할수 없는 두 부류"
- "류호정, 보좌진 왕따시켰다"···해고 과정서 노동법 위반 논란
- 조국 딸 조민, 중앙의료원 인턴 불합격···"국시 석차 당락 갈랐다"
- 그즈음 김정은 "원자력" 강조 잦았다···의문 커진 산업부 문건
- 유준상 “39살 역할 바로 수락…오빠라 부르고 싶단 반응 감사”
- "당직사병이 아들" 지인에도 숨겼다…추미애와 달랐던 그 엄마 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