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경주캠퍼스 이전, 계획안으로 그칠까?

경주신문 이필혁 2021. 1. 2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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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신문 이필혁]

대학 측, 대학 발전 방안 제시, 학제 개편이 우선
신입생 감소로 경쟁력 약화 우려, 김해시의 공개 구애도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가 다른 지역으로 캠퍼스 이전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학 측은 캠퍼스 이전은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였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전 대상지의 구체화, 감소하는 학령인구 등으로 대학 이전 논란은 숙지지 않을 전망이다.

-대학 이전 계획 밝힌 동국대 경주캠퍼스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이전 계획은 학교 발전 방안의 하나로 제시됐다. 지난 19일 학교법인 동국대학교는 제 333회 이사회를 개최하고 2020년도 법인 중간감사 결과를 발표와 함께 경주캠퍼스 이전계획을 포함한 발전안 마련을 주문했다. 회의에서 감사 원명스님(조계사 부주지)은 각 캠퍼스 특성에 따른 발전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특히 학령인구가 급감하면서 수도권과 떨어진 대학일수록 입학생 미달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원명 스님은 "서울 소재 대학은 제2캠퍼스를 수도권에 위치한 것과 달리 동국대는 경주에 제2캠퍼스를 운영해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이 따른다"면서 "경주캠퍼스를 대표하는 의과대학, 한의과대학 외에 학제구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적 한계 극복을 위해 경남 김해, 수도권 등으로 캠퍼스 이전을 포함한 장기적 발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처럼 학교법인이 캠퍼스 이전 계획까지 논의한 것은 향후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올해 만해도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지방대학이 상당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경주캠퍼스도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사회 '화들짝'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전 방안이 공개되자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우선 지난 20일 주낙영 경주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주 시장은 "동국대 경주캠퍼스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려는 이야기가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지방대학이 어려운건 마찬가지로 자구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 캠퍼스 이전은 뜬금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주시는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전에 단호히 반대하며 일체의 논의를 중단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모든 시민과 함께 강력 저지에 나설 것이다"고 주장했다.

캠퍼스 이전 계획안이 지역 사회에 논란으로 번지자 동국대는 진화에 나섰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영경 총장은 "캠퍼스 이전은 최후 고려 사안"이라며 "학사구조 개편 추진과 경주시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도 공식 입장을 통해 "과감한 학제 개편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고 지자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위상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주와 함께 지속 발전하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 지역민의 관심과 협력을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동국대학교 학교법인 이사회도 지난 26일 경주캠퍼스에서 주례회의를 열고 경영위기 타개책으로 학사구조개편 추진 계획을 밝혔다.

주례회의에는 동국대 이사장 성우 스님과 이사, 학교 관계자들이 참석해 지난 감사 결과보고서에 권고된 내용을 논의했다. 앞서 감사 결과보고서에는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캠퍼스 이전에 대한 장기적 계획안 마련, 지방자치단체와 협력 강화를 통한 위상 제고 개선 등이 권고됐다.

주례회의에서 성우 스님은 "경주캠퍼스는 학령인구 감소로 입학정원 타격을 받고 있으며 경주캠퍼스 수도권 이전 논의가 지역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시기에 경주캠퍼스가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도록 학사구조개편 등 위기 극복에 힘을 모으기 바란다"고 밝혔다.

-경주캠퍼스, 김해시로?

이번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전설이 지역사회에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장기적 발전 방안에 머문 것이 아니라 이전 지역이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회는 캠퍼스 이전을 거론하며 단순히 수도권만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경남 김해라는 도시를 직접 거론했다.

학교법인이 경남 김해를 언급한 것은 그 만큼 김해시의 캠퍼스 이전 구애가 남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허성곤 현 김해시장은 동국대 경주캠퍼스 김해 이전을 위해 직접 나서기도 했다. 지방선거 당시 공공의료기관 유치 일환으로 동국대에 병원 건립을 건의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으며 지난 2019년에는 직접 경주캠퍼스를 찾아 이전 관련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김해시가 직접 캠퍼스 이전 등을 원하고 있는 것은 주민 숙원사업 중 하나기 때문이다. 인구 54만 명이 넘는 김해시는 대학병원이 없어 인근 도시인 부산과 창원 양산시 등에 의존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김해시는 대학병원 부지까지 마련해 놓고 대학병원 유치에 힘쓰고 있다. 김해시는 지난 2017년 대학병원 유치 전담 TF팀을 만들어 대학병원 분원을 유치하려 노력하고 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관계자는 "2019년에도 김해시에서 경주캠퍼스를 방문해 캠퍼스 이전 논의를 먼저 제시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후에는 어떠한 논의도 오고 간 것은 없다"면서 "경주캠퍼스는 학제 개편이 우선이며 지역 사회와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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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주신문 (이필혁)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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