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암대학 강명운 전 총장 "다수의 교직원과 이사들의 의견 존중한다"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이형권 기자] 전남 순천시에는 특이하게도 재일교포가 세운 학교가 5곳(청암대학, 청암고등학교, 효천고등학교, 강남고등학교, 월전중학교)이다.
이런 일은 국내에서는 찾기 힘든 사례로 강길태 전 청암대학 총장이 고향인 순천에 청암학원을 70여 년 전에 설립하면서부터다.
부친인 강길태 전 총장의 뒤를 이어 학교를 맡았던 강명운 전 청암대 총장은 "800만 해외동포 한사람으로 국가와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살았다"면서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해외동포가 설립한 학교 5곳이 있는 순천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최근의 근황과 청암학원 이사장 선출건에 관해 묻는 아시아경제 취재기자의 질문에 "고향에 와서 잘하고 싶었는데, 무슨 큰 잘못을 해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면서 마스크로 얼굴을 덮어 버렸다.
올해 74세인 강 전 총장은 수척하고 깡마른 모습이지만 다행히 건강은 괜찮아 보였다.
60년을 일본에서 살다가 돌아온 대한민국에서 청암대학 설립자의 아들로, 청암대학 총장으로 강 전 총장 인생 후반기의 삶은 순탄치 않은 모습이다.
지난달 29일 개최됐던 청암학원 이사회를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강 전 총장의 생각이 궁금했다.
"학교에 관여하거나 말해서는 안 될 사람이지만 여러 이사들이 잘 알아서 결정했으니 존중한다."고 짧게 대답했다.
즉, 강사범 이사장 선출과 관련해서는 대다수 교직원과 이사들의 뜻으로 받아들인다는 해석이다.
지난달 16일 청암학원 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된 김도영 이사장이 서형원 총장을 직위해제 시키고 김 모 교수를 총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하면서 불거진 청암학원 이사진의 갈등은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 다수의 이사들이 강사범 이사를 새로운 이사장으로 선출, 서형원 총장의 직위해제 취소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청암대학교는 2명의 총장과 2명의 이사장이 있는 이상한 형태의 내홍이 일면서 법적 다툼과 학교 흔들기가 시작됐다.
한편, 지난달 29일 새롭게 선출된 강사범 이사장이 지난 22일 이사회 소집 요구를 했지만, 법원의 결정에 따라 열리지 못했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재판장 유재현)은 지난 21일, 학교법인 청암학원 강사범 이사가 통지한 ‘이사회 개최’에 대해 ‘소집 권한 없는 자의 통지로 이사회를 개최해서는 안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청암학원 관계자는 "지난 22일 새롭게 이사회 소집 요구가 있었다"며 "내달 4일을 이사회 희망 일시로 김도영 이사장 해임안을 비롯해 청암대학과 고등학교 올해 예산안 등 7가지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고 전했다.
내달 4일로 예정된 이사회는 사립학교 재무회계 특례규칙에 따라 법정기한 20일 전에 의결해야 할 예산안, 추경 예산안 등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내달 4일 예정된 이사회는 김도영 이사장이 진행할 것으로 보이고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이사들이 새롭게 김 이사장의 해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 관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김 이사장이 이사 해임건을 상정하지 않으면 "나머지 이사들이 20일 내에 이사회 재소집 요구, 안건상정 재요구 등을 할 수 있으며 이를 거부하면 교육부 승인요청(사립학교법 17조 4항 이사회 소집 특례)을 할 수 있다"며 이사해임 절차에 대해 말했다.
청암학원 이사장 등의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고향인 순천에 돌아올 때 순천이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고 그 중심에 청암학원이 있기를 바랐다"는 강 전 총장은 "학교가 개인의 것으로 생각한 적 없다"며 "아버지가 학교를 설립했지만, 그 뒷받침을 해주는 가족의 고통은 말도 못 한다"고 말했다.
“학교를 매각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그런 말이 나돈다, 설립자의 정신을 계승해 청암대학을 발전시키고 싶다"면서 "힘들 때 도와주고 뭉치는 정신"으로 청암대학 사태가 해결됐음 좋겠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이형권 기자 kun578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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